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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한때 ‘메달 1개면 성공’이라는 평을 듣기도 했지만, 대한민국 펜싱은 올림픽을 거듭하며 위상이 제법 높아졌다. 2016 리우올림픽에서도 효자종목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 가운데 하나다.
대한민국 남녀펜싱 대표팀은 총 17명(남 7명, 여 1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구본길, 남현희와 같은 간판급 스타를 비롯해 세대교체의 기수가 될 것으로 보이는 유망주도 포진한 펜싱 대표팀은 4년 전 런던에서의 영광을 리우에서도 재현할 수 있을까.
▲‘간판스타’ 구본길, 남현희의 변수
펜싱은 제1회 아테네올림픽대회부터 정식종목이었지만, 대한민국이 2008 베이징올림픽까지 펜싱에서 따낸 메달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2000 시드니올림픽 김영호(남자 개인 프러레 금), 이상기(남자 개인 에페 동), 2008 베이징올림픽 남현희(여자 개인 플러레 은)
펜싱의 위상이 달라진 건 지난 대회였다. 대표팀은 2012 런던올림픽에서 금2, 은1, 동3 등 총 6종목에서 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한민국이 ‘펜싱강국’으로 도약했던 대회였다.
다만, ‘반짝’이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선 리우올림픽에서도 당시와 같은 면모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 특히 구본길은 리우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선수단 기수로 나설 정도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간판스타다.
구본길은 런던올림픽에서 남자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개인전에서는 10위에 그쳤다. 개인적인 한을 떨쳐내겠다는 각오도 분명할 터. 구본길은 비록 런던올림픽 개인전에서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2014 광저우아시안게임과 아시아선수권 등을 통해 내면을 살찌웠다. 지난해에는 국제펜싱연맹 남자 사브르 랭킹 1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남자에 구본길이 있다면, 여자에는 남현희가 있다. 대한민국 여자 펜싱 역사상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 남현희는 157cm로 대한민국 선수단 가운데 최단신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여전한 민첩성, 12년간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여자 대표팀의 중심 역할을 해내야 하는 선수라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관건은 부상 후유증이다. 남현희는 전방십자인대파열, 반월판 연골손상 등 그간 부상이 끊이지 않았다. 특정무릎이 손상되면 반대편 무릎에 필요 이상의 무게가 더해져 부담이 가중된다. 남현희 역시 인지하고 있는 부분. 부상재발 방지와 심리적 안정은 남현희의 메달 색깔을 좌우하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대교체, 그리고 마인드컨트롤
남현희는 한국나이로 36살의 노장이다. 3년 후배 전희숙 역시 부상 이후 컨디션을 회복 중이어서 “이번 대회가 마지막 올림픽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라는 목표를 내걸었다. 세대교체가 최우선 과제인 셈이다.
4년 전 깜짝 등장한 김지연은 어느덧 여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최고참이 됐다. 김지연 이외에 황선아(27), 윤지수(23), 서지연(23)은 이번이 첫 올림픽 출전이다.
단순히 젊은 선수들로만 엔트리를 구성하는 것은 리빌딩, 세대교체가 아니다. 젊은 선수들이 올바른 방향성을 갖는 것뿐만 아니라 시행착오를 겪을 때 앞에서 이끌어주는 베테랑도 자리해야 세대교체는 보다 짧은 시간에 성공적으로 단행될 수 있다. 김지연이 맡아야 할 역할이 4년 전보다 많은 이유다.
대표 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하는 데에 있어 무시하지 못할 요소는 또 있다. 펜싱은 종주국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선수들이 강세를 보이는 종목이다. 대한민국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며 세계무대와의 격차를 좁혔지만, 그만큼 견제도 심해졌다.
조종형 총감독은 “런던올림픽 이후 4년간 나간 국제대회에서 견제가 정말 많았다. 남자 플뢰레 단체전도 견제가 심했던 탓에 리우올림픽 출전권을 따내지 못했다”라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시소게임의 균형은 예기치 않은 상황서 깨질 수 있다. 부상, 오심, 앞서 언급한 견제 등 다양하다. 이와 같은 악재에 평정심을 잃는다면, 대표 선수들이 4년간 흘린 땀방울은 일순간 허망한 눈물방울이 될 것이다.
펜싱은 마인드컨트롤이 메달색깔을 좌우하는 데에 있어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했는지 가장 잘 알고 있는 종목 가운데 하나다. 과거는 펜싱 대표팀이 ‘펜싱강국’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자양분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2016 리우올림픽 남녀펜싱 대표팀
남자 : 구본길, 김정환, 박경두, 박상영, 정승화, 정진선, 허준
여자 : 강영미, 김지연, 남현희, 서지연, 신아람, 윤지수, 전희숙, 최은숙, 최인정, 황선아
[구본길(상), 여자펜싱대표팀(하).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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