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어느덧 16년차 배우다. 산전수전 다 겪었다. 흥행 실패도 맛봤다. 마음을 비웠다고 할까. 27일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수애는 “예전에 크게 기대했다가 잘 안된 작품이 있어서 기대를 하면 불안한 마음이 든다”면서 “이번엔 편안하게 결과를 지켜보고 싶다”고 했다.
‘국가대표2’는 동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 급조된 한국 최초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의 가슴 뛰는 도전을 그린 감동 드라마. 수애는 탈북자 출신의 아이스하키 에이스 리지원 역을 맡아 거친 액션 투혼부터 절절한 감정 연기까지 극의 중심을 잡았다.
“여배우들과의 동료애를 진하게 느꼈어요. 하재숙, 오연서, 김슬기, 김예원, 진지희 씨와 함께 혹독한 훈련도 받고 신나게 수다도 떨었죠. 영화를 보면 동료애가 느껴져요. 그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극중 바닷가에서 함께 뛰는 장면을 촬영할 때 높은 파도에 휩쓸릴 뻔 했다. 생명의 위협을 느꼈을 정도. 그때 하재숙이 구해줬다. 늘 한 방에 머무르며 단 음식을 먹고, 남자 이야기를 하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팀워크가 절로 생겼다.
6명의 여배우가 골고루 활약을 펼치지만, 극 후반부는 온전히 수애의 몫이었다. 헤어진 가족과 재회하는 장면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눈물을 흘릴만한 대목이다. 그는 오버하지 않고, 감정을 절제하며 뜨거운 감정을 전했다. 극중 아이스하키 감독 역을 맡은 오달수는 수애의 연기를 보고 “고급스럽다”고 감탄했다. 그도 울었다.
“제가 연기를 전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늘 두려움이 있었어요. ‘가족’의 주현, ‘그해 여름’의 이병헌 선배 등 쟁쟁한 분들과 연기했잖아요. 시나리오가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읽고 또 읽지 않으면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었죠. 요즘은 조금 변했어요. 어느 순간부터 저를 바라보는 후배들이 성장하고 있더라고요. 이제는 저를 내려놓고, 상대배우와 호흡을 맞추는 과정을 즐기고 있죠.”
수애를 대표하는 수식어는 ‘단아함’이다. 표독스럽고, 망가지는 등의 다양한 연기를 했다. 그래도 돌아오는 평가는 ‘단아한 수애’였다. 그는 “뭘해도 단아하다는 평가가 돌아온다”면서 이 영화가 그런 이미지를 깨주길 바랐다.
“평소에 운동을 좋아해요. 솔직히 말하면 더 나이가 들기 전에 스포츠영화에 도전해보고 싶었죠(웃음). 운동신경이 있다고 자부하는 편인데, 체력적 한계에 부딪혔어요. 20대와는 사뭇 다르다는 걸 절감했죠. 한 살이라도 더 어렸을 때 스포츠영화에 출연한게 너무 좋아요.”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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