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
[김성대의 음악노트]
1987년은 조지 마이클과 보이 조지, 마돈나가 관능미를 겨루는 한 편에서 유럽과 건스 앤 로지스, 그리고 화이트스네이크가 야성미를 뽐내던 시기였다. 한마디로 팝과 헤비메탈이 대중음악의 주류를 형성하던 시절, 영국 발 팝 메탈 밴드 데프 레파드는 ‘Hysteria’라는 자신들 최고 앨범을 내며 세계 정상에 우뚝 서게 된다. 2016년 8월3일. 오늘은 이 앨범이 세상에 나온 지 정확히 29주년 되는 날이다.
브릿팝 팬들에겐 뮤즈(Muse)의 곡 제목으로 더 유명할 ‘Hysteria’는 데프 레파드의 네 번째 스튜디오 앨범이자, ‘photograph’와 ‘rock of ages’를 히트시킨 전작 ‘Pyromania’에 이어 올뮤직(allmusic.com)으로부터 별 다섯 만점을 받은 두 번째 작품이다. 베스트 앨범이라 해도 무방할 이 12트랙 풀렝쓰 정규작은 무려 7곡의 히트곡을 앞세워 미국과 영국에서 동시에 차트 1위를 석권, 전 세계에 2,500만장 이상을 팔아치웠는데 그 중에서도 발라드 ‘love bites’는 밴드의 유일한 빌보드 넘버원 싱글로 남아 그 가치를 달리 했다.
물론 본작은 수록곡들이 고루 좋기로 소문난 '명반'이므로 데프 레파드를 대표할 곡들은 'love bites' 외에도 많다. 퀸과 비틀즈 같은 클래식 록 아이콘들의 곡들을 언급하며 자신들의 락키드 시절을 추억한 ‘rocket’, 영국에서 밴드의 첫 톱 텐 싱글로 등록된 ‘animal’, 한때 한국에선 금지곡이었던 아레나 록의 진수 ‘pour some sugar on me’, 모 스포츠 뉴스의 시그널 송으로 기억되는 ‘armageddon it’, 그리고 소프트 팝 메탈의 모든 걸 담은 ‘hysteria’까지.
한 팔로도 얼마든지 훌륭한 그루브를 뽑아낼 수 있다는 걸 증명한 드러머 릭 알렌과 4년 뒤 알코올 중독으로 생을 마감하는 스티브 클락(기타)의 연주가 AC/DC부터 레이디 가가까지 커버할 수 있는 프로듀서 로버트 존 “머트” 레인지를 만나 팝과 헤비메탈의 전성기를 대표하기까지 7년이 걸렸다. 다음 작품 ‘Adrenalize’도 물론 선전했지만 내가 기억하는 데프 레파드의 전성기는 여기까지였다. 범작 ‘Slang’부터 새 식구가 된 기타리스트 비비안 캠벨은 이후 디오(Dio)와 함께 더 자주 거론되었으며, ‘promises’를 남긴 ‘Euphoria’가 나름 호평을 받았지만 80년대 초중반 밴드의 명성까지 되찾아올 순 없었다.
그나마 데프 레파드를 아는 거의 모두가 긍정한 근작 ‘Def Leppard’(2015)가 밴드의 부활 조짐을 보였는데, 그 이유는 바로 앨범 속 음악이 ‘Hysteria’를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사진제공=유니버설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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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약력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웹진 음악취향Y, 뮤직매터스 필진
대중음악지 <파라노이드> 필진
네이버뮤직 ‘이주의 발견(국내)’ 필진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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