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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기적의 5득점.
박상영(한국체대)이 한국 펜싱의 올림픽 역사상 네 번째 금메달 주인공이 됐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김영호(플러레) 이후 16년만의 남자 개인전 우승을 차지했고, 에페 개인전서는 한국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박상영은 32강, 16강, 8강, 준결승까지 특유의 플레시(검을 쭉 뻗고 순간적으로 찔러 득점하는 기술)로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결승전 상대 세계랭킹 3위 레자 임레(헝가리)는 막강했다. 임레는 박상영의 플레시를 알고 대처했다. 42세의 노장이라 박상영보다 스피드는 떨어져도 노련미가 훨씬 좋았다. 때로는 한 박자 빨리, 때로는 변칙 타이밍에 방어와 득점을 능수능란하게 해냈다.
박상영은 1회전 초반부터 근소하게 뒤졌다. 그리고 2회전 막판부터 급격히 흐름을 넘겨줬다. 2회전 종료 스코어는 9-13이었다. 3회전 초반 10점째를 올렸으나 다시 실점하면서 10-14가 됐다. 패색이 짙었다.
기적이 일어났다. 박상영이 10-14서 15-14를 만들었다. 약 1분 사이에 연속 5득점을 만들어냈다. 동시타가 허용되고, 온 몸 공격이 허용되는 에페 특성상 경기 막판 3~4점 이상 끌려가는 선수가 승부를 뒤집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나 박상영은 초인적인 힘을 발휘했다. 과감하게 대시, 임레의 상체를 연이어 찔렀다. 그리고 임레의 반격을 재빨리 피해 실점을 피했다. 1점도 아니고 2점도 아니고 3점도 아니고 4점도 아니었다. 연속 5득점을 그렇게 전광석화처럼 만들어냈다.
박상영은 지난해 3월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수술했다. 올해 2월 벤쿠버월드컵 3위로 재기했으나 이번 리우올림픽 우승 후보로 분류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위기의 순간 박상영의 무릎은 버텨냈고, 금메달 획득의 원동력이 됐다. 박상영의 대역전극, 막판 기적의 5득점은 놀랍고 또 놀라웠다. 그는 금메달을 딸 자격이 충분했다.
[박상영. 리우(브라질)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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