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팀 버튼 감독에게 판타지는 세계로 열린 창이다. 언제나 현실과 판타지를 섞어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팀 버튼은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에서도 꿈꾸는 듯한 환상적인 세계를 매혹의 판타지로 그려냈다.
그는 지난주 한국기자단과 화상 인터뷰에서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는 학교 가는게 두려웠다. 내게는 학교가 공포영화 같았다. 학교 다닐 때마다 아침에 겁에 질려 깨어났다”라고 회고했다.
팀 버튼은 유년시절의 우울과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켰다. 아버지와의 불화, 학교의 두려움은 그에게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했다. 그는 과거 인터뷰에서 “어린 시절에 고통을 많이 겪을수록 어른이 된 후의 삶은 풍요로워진다”라고 말했다.
그는 유년시절에 공포영화를 즐겼다. ‘미스 페레그린’에서도 고전 공포영화를 떠올리는 이미지가 등장한다. 어둡고 무서운 이미지는 그의 뇌리에 강하게 남았고, 훗날 ‘고딕의 영상시인’으로 불리는 자양분이 됐다.
팀 버튼에게 영화는 이상한 꿈이다. 꿈에서 깨면 스토리는 사라지고 이미지만 남듯이, 영화를 보고난 뒤에도 플롯이 아니라 강력한 이미지만 남는다. 그의 영화는 꿈의 확장판이다.
그가 판타지의 세계에 빠진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자신을 이해해주지 않았던 부모님과 살면서 고통을 겪었다. 집을 ‘지옥의 불덩이’로 불렀다. 지옥에서 탈출하는 비결은 판타지의 상상력이었다. 온갖 기괴하고, 무섭고, 흥미로운 이미지의 꿈을 꿨고, 훗날 그것을 스크린에 펼쳐냈다. 다른 훌륭한 감독들처럼, 그도 이성 보다는 감성에 호소하는 전략으로 열성팬을 거느렸다.
‘미스 페레그린’에서 단 하나의 이미지를 꼽는다면, 인간계의 소년 제이크(에이사 버터필드)가 판타지계의 소녀 엠마 블룸(엘라 퍼넬)을 데리고 가는 장면일 것이다. 공기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소녀 엠마는 공기보다 가벼워 납으로 된 신발을 신지 않으면 하늘로 떠오른다. 제이크는 엠마의 허리춤에 밧줄을 묶어 동행한다.
팀 버튼 감독은 아마도 이 장면을 위해 영화를 만들겠다는 결심을 했을 것이다. 그는 언제나 아웃사이더를 품에 안았으니까.
[사진 제공 = 20세기폭스]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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