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장은상 기자] ‘다사다난(多事多難)’한 시즌이었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그 어느 해보다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로 800만 관중을 돌파했고, 신축 야구장(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서울 고척스카이돔)들이 첫 선을 보이며 양질의 야구 관람을 팬들에게 제공했다.
거시적인 측면에서 프로야구는 분명 한 단계 도약했다. 성장하는 인프라, 증가한 관중 수 등 여러 지표는 분명 성공적인 요소들이다.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봤을 때 프로야구계는 감히 성장했다고 말 할 수 없다. 내부적인 요소 즉, 프로야구의 근간을 뒤흔들만한 사건사고들이 연달아 터졌기 때문이다.
▲ 승부조작
팬들의 눈살을 찌푸린 수많은 사건 중 가장 비난 받아 마땅한 것은 역시 ‘승부조작’이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터진 승부조작 사건은 NC 이태양, KIA 유창식, 넥센 문우람 등 굵직한 1군 선수들의 이름이 밝혀지며 그 충격을 더했다.
KBO와 선수협회는 사건 발생 후 공식 사과문과 성명을 통해 팬들에게 사죄의 입장을 전했다. 여러 내용이 담겨 있지만 핵심 내용은 ‘야구팬들에게 올리는 사과’, ‘재발 방지’, ‘엄중한 처벌’ 등이었다.
그러나 팬들의 분노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바로 반복된 학습효과 때문이다. 프로야구는 4년 전 이미 한 차례 승부조작 홍역을 치렀다. 당시에도 KBO와 선수협회는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은 입장을 표했다. 프로야구계가 휘청거릴 대사건이었지만 흘러가는 시간에 잊혀 졌고, 책임을 지는 태도는 미온해졌다. 반복된 사건사고에 프로야구계의 신뢰는 땅바닥에 떨어졌다.
▲ 불법 스포츠 도박
승부조작에 이어 또 한 번 팬들의 분노를 산 것은 선수들의 불법 스포츠 도박 연루 사건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이 사건은 관련 선수들이 KBO 또는 구단 자체 징계를 받으며 마무리됐다.
특히 삼성 안지만은 불법 해외 원정도박 혐의와 더불어 불법 도박사이트 개설 혐의까지 받아 삼성 구단이 자체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함께 불법 해외 원정도박 혐의를 받은 삼성 윤성환은 목격자 진술 미확보로 참고인 중지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 음주운전 및 솜방망이 처벌
시즌 말미에는 NC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가 음주운전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충격적인 것은 구단이 이 사실을 은폐 했다는 것이다. 테임즈는 음주운전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뒤에도 계속해서 경기에 출전했다. 심지어 구단은 KBO와 김경문 감독에게도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결국, 일련의 보도로 드러난 테임즈의 위법행위는 KBO의 ‘정규리그 잔여경기(8) 출전 정지 및 포스트시즌 1경기 출전정지’라는 징계로 결론을 맺었다.
문제는 KBO의 징계가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것이다. KBO 상벌위원회는 “포스트시즌 1경기는 정규리그 10경기에 해당한다”는 얘기를 통해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팬들은 “터무니없는 소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징계중인 테임즈는 플레이오프 1차전에 결장하지만 이후 별다른 제재 없이 정상 출전할 예정이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법이다. 프로야구는 명실상부 국내 프로스포츠 최고의 인기종목 중 하나다. 팬들의 관심과 애정이 집중되고 있는 만큼 프로야구 산업의 종사자들은 책임감과 모범을 보여야한다. 또다시 그저 현 상황을 넘어가는 것으로 이번 사건들을 대한다면 프로야구계는 멀지 않아 팬들의 싸늘한 등을 보게 될 것이다.
[이태양(상), 안지만(중), 에릭 테임즈(하). 사진 = 마이데일리 DB]
장은상 기자 silverup@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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