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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부산 신소원 기자] '너의 이름은.'을 보고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었다.
지브리 신작이자 일본에서는 개봉 이후 박스오피스 6주 연속 1위, 개봉 39일차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무서운 저력을 보여주고 있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 '너의 이름은.'(원제 君の名は, 수입 미디어캐슬)이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소개됐다.
'너의 이름은.'은 마치 김춘수의 '꽃'의 구절을 떠올리게 하는, 서로의 이름을 불러줬을 때 비로소 꽃을 피워낸다. 서로 다른 차원의 세상에서 존재를 느끼고 끈 하나로 이어진 서로를 탐구하고 부르짖는 과정은 이성의 사랑하는 감정을 넘어 '나', 자아를 찾는 과정이다.
TV 뉴스에서는 일본에 천년 만에 찾아온다는 혜성을 기다리고 있고, 시골 마을에 사는 여고생 미츠하(카미시라이시 모네)는 도시인 도쿄에 대해 큰 동경심을 품고 있다. 그는 혜성이 수많은 유성으로 쪼개지는 날, "도쿄의 잘생긴 꽃미남으로 다시 태어나게 해달라!"라며 소리치고, 그 이후로 이상한 현상이 나타난다.
도쿄에 사는 남고생 타키(카미키 류노스케)로 긴 꿈을 꾸게 되는 미츠하는, 반복되는 꿈에 이 것이 꿈이 아니라 교차되는 이상현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서로를 찾는다. 서로의 휴대전화에 몸을 빌려 살았던 하루 간의 중요한 점은 메모하면서 실타래처럼 얽혔던 하루를 나름의 규칙으로 정리하기 시작하고 공생한다.
'너의 이름은.'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초속 5센티미터', '언어의 정원' 등을 본 팬들이라면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5차원이라는 초월적인 세계관과 미츠하의 할머니가 전해주는 실과 운명론, 신사에서 '당신의 반'이라고 표현되는 입에서 나온 술은 따뜻한 공감대를 일으키고, 혜성이 유성으로 분화돼 뻗어나가는 하늘은 입이 떡 벌어지게 한다.
극 전체를 관통하는 단어인 '무스비'는 사람과의 인연이나 시간, 장소를 뜻하는데, 이는 SF적인 '너의 이름은.'이 관객들이 이 작품이 마음에 와닿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느 장소에 한 번은 와본 것 같은, 언젠가 이 사람을 본 적이 있는 것 같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묘한 기분이 들 때, '너의 이름은.'을 아련하게 떠올릴 듯 싶다.
오는 2017년 1월 국내 개봉.
['너의 이름은.' 포스터 스틸. 사진 = 미디어캐슬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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