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악몽을 털어내는데 필요한 시간은 하루면 충분했다. LG 주전 유격수 오지환(26)의 이야기다.
오지환에게 지난 10일은 악몽의 시간이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결정적인 실책을 포함해 실책 2개를 저지르며 아쉬움을 산 것이다.
하지만 LG엔 오지환을 대체할 유격수가 없다. 오지환이 마음을 정비할 수 있는 시간은 하루도 채 되지 않았다.
오지환은 11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도 모습을 드러냈다. KIA 응원석에서는 오지환이 타석에 서거나 오지환 앞으로 타구가 날아가면 환호를 지르기도 했다.
오지환은 하마터면 또 한번 실책을 저지를 뻔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3회초 2아웃에서 김주찬의 강습타구를 마주한 오지환은 한 차례 놓치기도 했으나 다시 잡아서 1루에 송구, 아웃으로 마무리지었다.
모두를 놀라게 한 호수비도 보여줬다. 승부는 0-0으로 팽팽했고 6회초 1사 2루 위기에서 나지완의 타구를 쫓은 오지환은 잡기 애매한 타구였음에도 몸을 날려 잡아낸 뒤 역동작으로 1루에 던져 아웃시켰다.
0-0의 점수는 이어졌고 8회초 2사 2루에서 나지완의 타구를 3루수 루이스 히메네스가 걷어내지 못했다. 타구의 몫은 오지환이 됐고 오지환은 타구를 외야로 가는 것을 막은 뒤 1루에 송구했다. 결과는 아웃. LG 팬들은 오지환의 이름을 연호했다.
이날 경기는 9회가 되서도 0-0의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는데 오지환의 호수비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오지환은 타석에서도 존재감을 보였다. 6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양현종의 초구를 공략, 좌전 안타로 출루하며 이날 LG가 5번 타순으로 승격한 보람을 나타냈다. 8회말에는 임창용의 투구에 맞고 출루한 뒤 2루 도루를 성공하기도 했다.
LG는 결국 이날 9회말 김용의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1-0으로 승리,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하루 만에 부활한 오지환이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어떤 존재감을 뽐낼지 기대를 모은다.
[사진 = 잠실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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