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B가 수비로 힘겹게 승수를 추가했다.
청주 KB 스타즈는 5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삼성생명 여자프로농구 1라운드 원정경기서 부천 KEB하나은행에 74-69으로 승리했다. KB는 강아정이 3점슛 3개 포함 23점을 올렸다. 2승1패가 됐다. 하나은행은 쏜튼과 백지은이 19점으로 분전했다. 개막 3연패.
경기 품질은 좋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두 팀 모두 턴오버가 너무 많았다. (하나은행 19개, KB 18개)창의적인 플레이 혹은 약속된 플레이를 이행할 때 상대의 극심한 수비에 나오는 턴오버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두 팀은 기본적인 수비에 드리블과 패스 실수가 너무 많았다. 공을 흘리는 장면이 수 차례 반복됐다.
전반전은 접전이었다. 객관적 전력은 KB가 분명 앞선다. 그러나 하나은행이 준비를 잘 했다. KB 플레넷 피어슨이 골밑에서 공을 잡을 때 철저히 더블팀과 로테이션으로 대응했다. 또 KB의 약점인 골밑을 나탈리 어천와가 집요하게 공략했다. KB는 우리은행전에 결장한 강아정이 복귀, 국가대표 클래스를 발휘하며 전반전에만 11점을 올렸다. 전반전은 오히려 하나은행의 32-31 리드.
승부는 후반전에 갈렸다. KB의 실책 개수는 줄어든 반면, 하나은행의 실책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KB는 하나은행의 실책을 차곡차곡 점수로 연결, 스코어를 벌렸다. 강아정과 김가은의 3점포, 바샤라 그레이브스의 골밑 득점 등이 돋보였다. 정미란은 골밑 수비와 함께 많은 공격리바운드를 걷어내며 실질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플레이를 했다.
확실한 에이스가 없는 하나은행은 받아칠 힘이 없었다. 어천와는 골밑에서 마무리할 능력이 있으나 테크닉은 투박한 편이다. 다만, 지난 시즌 수비와 리바운드에 치중했던 백지은이 적절히 피니셔 역할을 한 부분은 인상적이었다. 카일라 쏜튼은 확실한 롤이 부여되면 15~20점 정도를 해낼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는 듯하다. 전체적인 수비 짜임새도 앞선 2경기보다 좋았다. 다만, 김정은이 부상으로 뛰지 못하면서 나머지 국내선수 개개인의 역량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승부처서 힘이 떨어진 건 어쩔 수 없었다. 최선을 다한 게임이었다.
KB는 전반전과는 달리 느슨하지 않았다. 계속 스코어를 벌리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 과정에서 짚어야 할 건 KB의 수비다. KB는 7월 박신자컵부터 약속된 조직적인 맨투맨 하프코트 프레스를 들고 나와 호평 받았다. 안덕수 감독은 "존 프레스(트랩 프레스)도 준비해뒀다. 하지만, 아직 꺼낼 때는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수비에 의한 속공을 선호한다. 수비가 돼야 공격도 되는 것이다. 우리은행전서는 존 프레스도 썼는데 계속 보완해나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실제 KB는 3쿼터에 강력한 하프코트 프레스로 하나은행의 실책을 수 차례 유도했다. 드리블러를 압박하는 수비수, 패스 길목을 차단하는 수비수의 합과 코트 밸런스가 적절히 유지됐다. 확실한 포인트가드가 없는 여자농구서 압박수비는 유용한 카드다. 이 대목에서 팽팽한 균형이 깨졌다.
중요한 건 안 감독이 초보감독답지 않게 다양한 상황에 대비, 경기를 장악할 수 있는 다양한 수를 준비하고, 실전을 통해 보완해나가려고 하는 점이다. 그만큼 KB의 비 시즌 준비가 탄탄하다는 증거다. 단순히 박지수를 영입해서 강해진 게 아니라, 준비 자체가 인상적이다. 안 감독은 "우리은행을 상대로도 계속 부딪혀볼 것이다. 65점 이하로 묶으면 승산이 있다"라고 했다.
물론 KB도 절대적인 수준에선 경기력이 썩 좋지 않았다. 박지수가 돌아오기 전까지는 센터 없는 농구를 해야 하는데, 좀 더 공격에서 약속된 움직임을 가다듬어야 한다. 특히 외국선수들을 활용한 옵션을 다듬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KB는 현 시점서 우리은행의 대항마가 아니라 강해지는 과정에 놓여있다. 분명 잠재력이 있는 팀이다.
[안덕수 감독.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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