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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초접전서 핵심 멤버 두 사람이 다치면 어떻게 될까.
11일 부천체육관. 삼성생명과 KEB하나은행의 3라운드 맞대결. 현 시점에서 우리은행을 제외하고 공수 시스템의 틀이 가장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2라운드부터 확 달라진 하나은행은 두 말할 것도 없다. 삼성생명도 나타샤 하워드와 배혜윤의 골밑을 축으로 세부적인 공수 시스템을 수정, 보완하면서 점점 좋아지고 있다.
1~2라운드 맞대결서 승패를 주고 받았던 두 팀. 3라운드 맞대결 역시 빡빡했다. 하나은행은 우리은행전 완패 충격서 빠르게 회복했다. 초반부터 특유의 효율적인 패스게임에 의한 공격이 돋보였다. 공격흐름이 막힐 때는 카일라 쏜튼이 해결했다. 삼성생명은 가드진이 하나은행을 강하게 압박했지만, 하나은행은 한 박자 빠른 패스워크가 돋보였다. 하나은행 역시 기습적으로 시도한 하프코트 프레스가 돋보였다.
이런 부분들을 감안하면 하나은행이 경기를 주도하는 게 옳다. 다만, 공격 마무리에서 부족한 부분이 여실히 드러났다. 결정적으로 전반전 내내 삼성생명 나타샤 하워드가 하나은행 나탈리 어천와를 압도했다. 하나은행은 공격의 효율성을 감안하면 쏜튼을 써야 한다. 하지만, 삼성생명은 하나은행의 약한 골밑 수비력을 집요하게 공략했다. 더블포스트로 미스매치를 유발한 전략이 통했다.
그런데 변수가 발생했다. 삼성생명의 두 축 박하나와 하워드가 2쿼터에 연이어 부상으로 쓰러졌다. 박하나는 5분45초전 좌중간에서 중거리슛을 던지고 내려오는 과정에서 오른쪽 발목에 부상했다. 스스로 걷지 못할 정도의 큰 부상이었다. 곧바로 교체됐다. 이어 2분49초전에는 속공 트레일러로 따라가던 하워드가 속공 드리블러를 수비하던 김지영을 따라가다 부딪혀 무릎을 다쳤다. 하워드 역시 그대로 빠졌다.
박하나는 3쿼터 시작과 함께 경기에 투입됐다. 놀라울 정도의 투혼을 발휘했다. 3점슛과 뱅크슛, 페넌트레이션 득점을 연이어 만들어냈다. 경기 흐름을 오히려 삼성생명 쪽으로 가져오는 득점이었다.
하지만, 한계가 있었다. 하워드 대신 투입된 셰니스 맥키니는 기본적인 테크닉과 운동능력에서 하워드에 미치지 못했다. 삼성생명 공격 흐름이 둔화됐다. 결국 쏜튼이 삼성생명 수비를 휘젓기 좋은 상황이 조성됐다. 쏜튼은 3쿼터 막판 연속 득점으로 달아났다. 하워드가 4쿼터 4분32초를 남기고 투입됐으나 후유증이 있는 듯했다. 경기 초반만큼 골밑에서 적극성이 보이지 않았다. 외곽에서 겉도는 느낌이었다. 쏜튼을 제어하지 못했다.
결국 하나은행의 근소한 우세로 경기 막판까지 왔다. 쏜튼은 부지런했다. 리바운드 가담, 볼 운반, 마무리 능력까지 괴력을 발휘했다. 경기종료 4분9초전에는 얼리오펜스서 삼성생명의 수비 밸런스가 무너진 사이 좌중간의 백지은에게 어시스트 패스, 10점차로 달아나는 3점포를 도왔다. 경기종료 4분6초전에 터진 한 방이자 승기를 잡는 한 방이었다. 이후 3분30초전 우중간에서 중거리포를 성공한 뒤 주먹을 위에서 아래로 내리치며 포효했다. 스스로 승리에 대한 감이 왔다는 의미다. 쏜튼의 기록은 놀랍다. 3점슛 3개 포함 23점 10리바운드 6어시스트 3스틸 2블록슛. 전천후 맹활약이다.
삼성생명은 여러 선수가 돌아가며 쏜튼에게 달라붙었으나 효과가 떨어졌다. 특히 하워드는 쏜튼을 효율적으로 막아내지 못했다.결정적인 턴오버도 잦았고, 경기 막판 앞선의 압박 강도도 떨어졌다. 박하나가 부상 이후 투혼을 발휘한 것과는 대조됐다. (물론 투혼을 강요할 수는 없다. 다만, 부상 이후에도 박하나의 강인한 책임감은 돋보였다) 하워드는 경기종료 3분15초전에는 골밑 공격을 시도하다 다시 충돌, 고통을 호소하며 더 이상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순식간에 10점차 내외로 벌어진 승부. 더 이상 반전은 없었다. 하나은행의 안정적인 경기력과 쏜튼의 파괴력, 삼성생명 하워드와 박하나의 부상이 승부를 갈랐다. 하나은행의 80-65 승리. 두 팀은 6승7패로 공동 2위를 형성했다.
[쏜튼.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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