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승부처: 최초 밤10시 경기, 반전의 연속이었다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반전의 연속이었다.

31일 오리온-SK전이 열린 고양체육관. KBL이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가장 늦은 시각에 정규시즌 경기를 개최했다. 이제까지 한국에서 밤 10시보다 늦게 시작한 프로스포츠 경기는 없었다. 오리온과 SK의 적극 협조 속에 성사됐다.

SK는 준비를 철저히 했다. 문경은 감독은 "오리온에서 골밑 공격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선수는 이승현 뿐이다. 골밑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라고 했다. SK는 이날 김민수와 최준용이 복귀했다. 포워드 물량에서 오리온에 전혀 밀리지 않는다. 문 감독은 적극적인 스위치디펜스로 오리온 외곽공격을 막는 것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실제 오리온이 경기가 잘 풀릴 때 폭발적인 외곽포가 동반된다.

그러나 3쿼터까지는 SK의 바람대로 전개되지 않았다. 오리온의 패스게임은 정교했다. SK가 스위치를 하기 전에 빠르게 볼을 돌려 효율적인 패스게임을 전개했다. 오리온은 찰나의 공간을 노려 패스와 슛을 효과적으로 선택했다.

오리온의 외곽포는 전반 막판부터 급격히 터졌다. 장신 포워드들의 외곽포가 정교한 게 오리온 최대 강점. 이 과정에서 SK가 허를 찔렸다. 오리온 제스퍼 존슨의 슛마저 터질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존슨은 최근 경기력을 조금씩 끌어올리고 있지만, 여전히 완전하지는 않다.

SK가 스위치를 하면서 존슨에게도 찬스가 났다. 미스매치 상황서 골밑을 파고 들었고, 직접 처리하거나 골밑 득점을 올렸다. 그리고 2쿼터 막판 시도한 3점포 2개가 모두 림을 갈랐다. 정교한 패스게임에 의한 득점이었다. 3쿼터에도 1개의 3점포가 더 들어갔다. 동시에 문태종, 오데리언 바셋의 지원사격도 있었다. 접전이던 경기가 10점 내외로 벌어졌다.

하지만, SK가 웃었다. 최준용이 수비와 리바운드에서 크게 공헌했다. 그리고 싱글턴에 대한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승수를 챙겼다. 오리온 이승현이 싱글턴을 잘 막았으나 시간이 갈수록 버거워했다. 스피드가 좋은 싱글턴은 트랜지션 게임도 좋았고, 김선형과의 2대2도 원활하게 진행했다. 오리온은 미스매치에 걸려 고전했다.

SK는 5점 뒤진 경기막판 김선형과 김우겸을 앞세워 동점을 만들었고, 오리온은 바셋의 자유투 2구 실패가 뼈아팠다. 이후 SK는 김선형과 싱글턴의 2대2에서 파생된 싱글턴의 골밑 득점으로 1점 앞섰다. 계속해서 오리온 골밑 공격을 육탄방어로 저지했고, 이승현의 공격을 저지한 최준용의 블록슛이 돋보였다.

SK는 오리온 외곽공격을 막지 못해 고전했다. 그러나 경기 막판 싱글턴의 골밑 장악을 앞세워 짜릿한 승리를 따냈다. 오리온은 존슨을 앞세워 반전을 노렸으나 골밑 약세를 어쩔 수 없이 드러냈다. 애런 헤인즈 공백이 드러난 한 판이었다. 반전의 연속. 승자는 SK였다.

[싱글턴.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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