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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향미 기자] 성우 배한성이 가슴 아픈 가정사를 공개했다.
12일 오후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에서 배한성은 "어머니께서 내가 중학교 입학한 날부터 아침을 못 해주고, 자식을 굶겨서 학교 보내긴 그러니까 인절미를 3개를 사서 아침 밥상에 인절미가 3개 있었다. '3개 다 먹고 가라' 그러면 동생이 울었다. 자기도 먹고 싶은데... 그래서 학교 가는데 울면서 갔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돌아올 때 굶지 않으려면 내가 일을 해야 하는구나'. 그래서 학교 갔다 온 날부터 내가 뭔가 해서 봉지쌀과 연탄 두 덩이를 샀다. 난 지금도 그게 거의 트라우마로 남아있다. 어렸을 때 그 두 가지를 못 살까 봐 불안하고, 초조하고 아주 불행했다. 사실"이라고 고백했다.
옛 생각에 목이 메인 배한성은 "가게에 가서 외상으로 샀다. '비 오고 그래서 일 못 나가서 그러는데 날 개면 나가서 벌어서 갚을 테니 외상 좀 달라'. 가게가 3개가 있었다. 그런데 다 외상이 많아. 그래서 조금 갚은 데 가서 또 외상으로 사고. 여길 또 갚아야 한다. 그래야 외상을 할 수 있으니까"라며 끝내 눈물을 흘렸다.
배한성은 또 아버지에 대해 "기억이 전혀 없다. 6.25 한국 전쟁 나기 전에 북한 갔다가 다시 온다고 했는데 6.25가 나는 바람에 못 왔다. 아버지하고 헤어진 나이가 4살인데 앨범에만 아버지가 남아 있는..."이라고 고백했다.
이어 "남편 없고, 그러니까 우리 어머니는 생활능력 없고. 부잣집 따님이었기 때문에 패물 같은 거 가지고 있던 거 야금야금 곶감 빼먹듯이 빼먹고 그러다가 내가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그날 돈이 딱 떨어진 그렇게 됐다. 그런 힘든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던 거지"라고 14살 때부터 생활전선에 뛰어들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치매로 인해 5개월째 요양병원에 계신 배한성의 어머니. 배한성은 거의 매일같이 들리는 요양병원을 찾아 어머니에게 다정히 안부를 여쭸다.
이어 "어머니는 왜 돈 벌어서 어머니가 떡 장사를 하든, 시장에서 나물을 팔든 해서 자식을 먹이고, 입히고, 학교 보내고 그런 걸 왜 안 하셨냐? 내가 오늘 좀 따져야겠어. 맏아들 고생 많이 한 거 어머니도 아시지?"라고 물었다.
이에 배한성의 어머니는 "알지. 그거 모르면 어미냐"라고 미안함을 드러냈고, 배한성은 "그런데 그래도 어머니가 우리 어렸을 때 영화 본 얘기를 많이 해주셔서 지금 목소리 배우가 된 거니 감사하다"고 고백했다.
병실을 나온 배한성은 "우리 집의 아픔이다. 그리고 나도 이런 걸 공개하고 싶거나 그렇지도 않은데, 그렇다고 굳이 감추고 싶지도 않다. 왜냐면 그게 나한테 준 영향이 엄청 크다. 많은 분이 배한성 그러면 '좋은 목소리 가지고 태어나서 방송 생활 잘하고 잘 먹고 잘 살았잖아' 그런 시각들이 더 많으실 거다. 그런데 나의 이면에는 어머니... 그러면 난 어느 땐 억울해. 어머니 때문에 사랑의 감정이 많았어야지. 밖에 나가서 힘들게 일을 하고 들어왔다. 그 어린 나이에 그랬으면 '아이고 네가 얼마나 힘들었냐. 그래 네가 가지고 온 쌀로 밥 맛있게 먹자. 맛있지' 이랬어야 하는데, 이런 멘트가 없으셨다"고 토로했다.
이어 "어머니를 만날 때마다 어머니가 나를 낳아준, 그래서 어머니 때문에 내가 이 세상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어머니가 참 너무 냉랭하셨다. 그래서 어머니가 어느 날 정신이 맑게 들면 우리 형제하고 얘기를 했으면 좋겠다. '그래 이 어미가 그거는 잘못한 거 같다. 상처... 내가 줬으니까 내가 따뜻하게 해 줄게' 그렇게 어머니가 자식들에게 주셨던 응어리를 돌아가시기 전에 풀어주고 가셨으면"이라며 무거운 발걸음을 돌렸다.
제작진은 배한성이 돌아가자 그의 어머니에게 "아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 없으시냐?", "왜 아들에게 사랑한다고 하지 않으시냐? '한성아 사랑한다' 한 말씀만 해주실 수 있냐?"고 물었다.
이에 배한성의 모친은 "많지. 밤을 새워도 모자라", "그럼. 천 번, 만 번. 어린 게 고생을 많이 해서... 내 앞에서 정말 꼼짝도 못 하고..."라고 속마음을 드러냈다.
[성우 배한성. 사진 = 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 방송 캡처]
고향미 기자 catty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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