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19이닝 동안 단 1득점에 그친 최악의 공격력. 3할 타자가 40명이 배출된 KBO 리그의 냉혹한 현실을 나타내는 것일까.
안방에서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체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한국은 6일 이스라엘전에서 1점만 올리는데 그치며 1-2로 패하더니 7일 네덜란드에겐 단 1점도 얻지 못하고 0-5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9일 대만전을 치르기도 전에 탈락이 확정될 수도 있는 암울한 상황이다.
비록 추신수, 강정호, 김현수 등 현역 메이저리거들의 불참으로 타선이 약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토록 무기력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은 없었다. 김태균, 이대호 등 해외 리그를 경험한 베테랑들 조차 타선을 이끌어주지 못하고 있다.
이번 대표팀은 KBO 리그 선수들이 주축이 됐다. KBO 리그는 지난 해 3할 타자 40명을 배출했다. 극심한 타고투저는 타자들의 기록에 거품이 낄 수밖에 없었고 결국 국제대회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번 대회를 통해 증명하고 있다.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KBO 리그부터 스트라이크존이 국제화에 발맞춰야 한다는 시각이다. 이번 대회에서 타자들 중 스트라이크존 적응에 애를 먹는 선수들도 여럿 있다고 한다.
김인식 한국 대표팀 감독은 "국내의 스트라이크존이었다면 치지 않아도 될 공인데 스트라이크를 준 게 있다고 한다. 선수들의 말로는 국내와 다른 볼 판정이 몇 개 있었다고 하더라"면서 "결국 스트라이크존도 세계화를 해야 한다. 국제대회의 스트라이크존을 우리도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이번 대회와 KBO 리그의 스트라이크존은 어떻게 다른 것일까. 김 감독은 "위와 아래는 후한데 사이드에 오는 공은 잘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KBO 리그는 몇 년 간 타고투저가 극심했다. 리그는 화끈했지만 정작 국제대회에 나오니 '타고'가 얼마나 소용 없는 것인지 다시 한번 느끼게 한다. 비정상적인 기록들의 거품부터 제거하는 것이 홈에서의 굴욕을 만회할 수 있는 첫 걸음이 될 것이다.
[한국이 7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1라운드 A조 한국과 네덜란드 경기에서 0-5로 패한 뒤 고개를 숙인채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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