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과장' 종영②] TQ그룹엔 김과장만 다니는 게 아니다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대통령이 나라의 주인이 아닌 것처럼, 기업 오너도 기업의 주인이 아니다. 회사원들의 피땀을 통해 굴러가는 것이 회사다. 오너가 사원을 핍박하는 가운데 김과장 등 경리부 사람들이 그것에 맞서 어떻게 싸우는지, 대리만족을 전달해드리고 싶다."

KBS 2TV 수목드라마 '김과장'(극본 박재범 연출 이재훈 최윤석)의 첫 방송 전 제작발표회 당시 이재훈 PD는 시국을 반영한 문장으로 작품을 통해 시청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바를 얘기했다. 결과적으로 이 PD의 말은 '김과장' 작품에도 고스란히 적용됐다. '김과장'의 성공은 주연부터 조연까지 모두의 피와 땀이 합쳐진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30일 밤 방송된 '김과장' 마지막 회를 통해 경리부 사원들은 무능하고 악독한 TQ그룹 수뇌부에게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첫 방송 전 낮은 기대치를 넘어 수목극의 절대 강자로 큰 사랑을 받은 작품. 스포트라이트는 타이틀롤을 맡아 코믹과 교훈을 오가는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남궁민에게 쏠리지만 이외의 배우들도 저마다의 활약으로 '김과장'의 성공을 견인했다.

"그동안의 이미지와 달리 씩씩한 역할을 맡아보고 싶었다"는 남상미는 바람대로 가장 먼저 TQ그룹의 비리를 파헤치기 위해 나서는 적극적인 여성 윤하경을 매력적으로 그려내며 성공적인 복귀를 알렸다. 섬뜩한 악역 연기부터 귀여운 브로맨스까지 다양한 면모를 선보인 이준호는 연기돌을 넘어 믿고 보는 배우로 입지를 다졌고, 김과장의 매력에 푹 빠진 홍가은 역의 정혜성은 귀여운 매력으로 작품에 활기를 더 했다.

어깨가 축 처진 기러기아빠의 설움을 연기한 김원해는 코믹한 작품 속 시청자의 눈물과 생각을 이끌어내는 존재였고, 김강현과 조현식, 류혜린, 김선호는 개성 강한 경리부의 일원으로 작품의 내외적 해피엔딩에 기여했다. 맛깔나는 연기를 펼친 엄금심 역의 황영희까지 TQ그룹에는 인재가 아닌 인물이 없었다.

또 동하와 임화영은 이번 작품의 발견이었다. 극 초반 안하무인 재벌 2세 캐릭터로 첫 등장한 박명석 역의 동하는 김성룡(남궁민)을 만난 뒤 성장하는 캐릭터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발랄한 캐릭터로 작품 속 개그의 한 축을 담당한 오광숙 역 임화영도 그랬다. 경리부의 활약이 빛나려면 악역들의 내공도 필요한 법. 박현도 회장 역을 맡은 박영규부터 조민영 역의 서정연, 어딘가 부족한 악역을 연기한 정석용, 김민상 등은 망가짐을 불사하는 연기로 김과장과 경리부를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

이처럼 누구 하나 부족함이 없었던 '김과장' 팀의 완벽한 캐스팅. 결과는 모두가 알고 있듯 대성공으로 나타났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로고스필름]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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