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장은상 기자] “이게 무슨 의미가 있니?”라는 한 스포츠인의 멘트가 떠오른다.
어김없이 또 이 시간이 찾아왔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것이 프로의 세계지만 그나마 현장을 가까이서 봤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조심스럽게 한 시즌을 예측해본다. 의미 없는 몸부림일수도 있다. 그러나 해마다 나오는 기자들의 ‘헛발’을 지켜보는 것도 야구팬들의 즐거움 중 하나가 아닐까 라는 어리석은 마음에 이번 시즌 판도를 예측해본다.
▲ 두산, “왕조는 이제 시작”
무난하면서도 큰 이견이 없는 1강이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제패에 성공한 곰 군단은 올 시즌에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다. 투타 맹활약을 펼친 외국인 3인방과 재계약에 성공했고, 주요 FA 자원도 대부분 붙잡았다.
약점으로 꼽히던 불펜진은 지난해와 비교해 선수층이 두터워졌다. 군 전역 자원 이용찬, 홍상삼이 본격적으로 시즌을 시작하고, 잠시 집을 떠났던 ‘땀의 상징’ 김승회가 돌아왔다. 신예 김명신까지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는 상황. 김태형 감독의 행복한 고민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야수진 역시 여유만만. 탄탄한 수비에 공격력까지 갖춘 내외야수들이 즐비하다. 태극마크를 단 선수들도 곳곳에 포진해 있다. 재밌는 점은 이런 국대급 선수들도 언제든 자리를 위협 받을 수 있는 팀이 두산이라는 것이다.
선발진?...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다.
▲ 넥센-한화-KIA-NC-LG-SK, “5강은 해볼 만 하지”
동상이몽이라는 말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우승 후보’라는 수식어보다 ‘5강 후보’라는 표현이 더 자연스러운 6팀이다. 저마다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약점도 존재한다.
넥센은 선발부터 마무리까지 균형 잡힌 투수 전력이 눈에 띈다. 외국인 원투펀치에 신재영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타 팀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불펜진 또한 김상수, 이보근, 김세현 등 검증된 자원들이 버티고 있다. 여기에 한현희, 조상우까지 돌아온다면 투수진 운영은 한 층 더 탄력을 받는다. 장타자가 없는 야수진은 올해도 고민이다. 넥센은 지난해 평범한 활약을 펼친 대니 돈과 일찌감치 재계약했다. 거포형 외국인타자가 없는 가운데 장거리 타자는 윤석민, 채태인 정도다.
한화는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와 알렉시 오간도를 데려와 선발진을 보강했지만 3,4,5 선발은 여전히 물음표다. 3선발 배영수의 부활투가 관건이다. 잠재적 부상 가능성을 안고 있는 야수진의 내구도도 큰 고민이다. 어느덧 한화의 상징으로 자리한 정근우와 이용규는 아직도 몸 상태가 100%가 아니다. 주요 전력 또한 대부분이 30대 중반. 두터운 선수층을 가지고 있지 않은 한화에게 부상은 긴 시즌을 준비하는데 있어 가장 큰 적이다.
KIA는 6중 팀 중 두산 대항마에 가장 근접한 팀이다. 일단 삼성에서 최형우를 데려오면서 이른바 ‘핵타선’을 갖췄다. 로저 버니디나, 최형우, 이범호, 나지완 등 소위 이름값 하는 선수들로 공포의 타선을 구축했다. 여기에 외국인 원투펀치와 양현종의 존재감까지 더해지니 실로 오랜만에 ‘투타 밸런스’라는 말이 어울린다. 다만 무게감이 떨어지는 4,5선발은 여전히 불안요소다.
NC는 ‘나테이박’ 라인이 무너져 새로운 중심타선의 화력 검증이 필요하다. 재비어 스크럭스와 모창민의 활약도가 결국 팀 화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선발진은 제프 맨쉽이 떠난 재크 스튜어트를 뛰어넘는 활약을 보일지가 궁금하다. 리빌딩의 결과물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NC의 올 시즌은 요동칠 수 있다.
LG는 1선발 데이비드 허프가 없는 상태에서 시즌 초반을 버텨야 한다는 것이 걸림돌이다. 더불어 마무리 임정우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 가장 확실한 승리 카드를 2장이나 접은 채 시즌을 맞이한다. 헨리 소사와 류제국이 나오는 경기서 확실한 승리를 챙겨놔야 초반 싸움에서 밀리지 않을 수 있다. 짜임새 있는 타선은 올 시즌에도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이천웅, 최재원 등 젊은 자원들과 손주인, 박용택 등 베테랑 자원들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SK는 ‘에이스’ 김광현의 공백이 역시 뼈아프다. 팀 구심점인 김광현이 올 시즌에 돌아오지 못한다는 것은 단순히 1선발 부재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외국인감독 트레이 힐만의 지도력이 팀에 어떤 결과를 가져다줄지가 중요 포인트다.
▲ 롯데-삼성-kt, “야구 몰라요”
야구는 투수놀음이라 했던가. 3약으로 꼽힌 세 팀의 공통점은 역시 불확실한 투수 전력이다. 롯데는 브룩스 레일리가 1선발, 급하게 데려온 닉 애디튼이 2선발을 맡을 것으로 보이나 무게감이 떨어진다. 토종 선발진 역시 10승을 장담하기 어렵다.
삼성은 부상까지 겹쳤다. 앤서니 레나도가 가래톳 통증으로 시즌 초반 결장한다. 재크 페트릭은 개막전 선발을 맡았지만 시범경기서 보인 모습은 안정적이지 못했다. 리빌딩에 들어간 불펜진은 패기가 넘치지만 경험이 대부분 일천하다.
kt는 1선발 돈 로치 이외에 다른 투수진의 기복이 문제다. 주권, 정대현 등 토종 선발자원들은 좋고 나쁜 날의 온도 차가 극심하다. 장시환, 김재윤, 조무근 등이 버티는 불펜진의 활약도가 중요하다.
결국,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 1강으로 뽑힌 두산이 예상대로 시즌을 평정할지, 아니면 6강 3약의 반란일지, 10개 구단은 같은날 같은시간에 서로 다른 장소에서 개막전 플레이볼을 외친다.
[두산 선수들(첫 번째), 한화 알렉시 오간도(두 번째), KIA 최형우(세 번째),삼성 앤서니 레나도(네 번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장은상 기자 silverup@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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