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계속 돌려가면서 쓰겠다."
동부와의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을 잡은 모비스. 두 가지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다. 양동근과 벌떼농구다. 살아난 양동근이 모비스 벌떼농구를 완벽하게 지휘했다. 그 결과 모비스는 정규시즌보다 더 좋은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양동근은 올 시즌 고전했다. 비 시즌부터 햄스트링 부상으로 훈련을 거의 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시즌 개막전에 넘어지는 과정에서 손바닥으로 플로어를 찧어 손목을 다쳤다. 1월 중순에 돌아왔지만, 시즌 막판까지 정상 경기력을 회복하지 못했다.
유재학 감독은 "비 시즌에 훈련을 하지 못했으니 몸이 올라오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라고 했다. 양동근의 주특기는 스크린을 받고 상대가 스위치나 도움수비로 대응하기 전에 곧바로 슛으로 올라가는 간결한 동작이다. 약간의 접촉이 있어도 슛 밸런스가 흔들리지 않는다. 슛 거리가 길지는 않아도, 꽤 폭발적이다. 올 시즌 양동근에게 그런 모습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
경기 전 유 감독은 크게 기대하지 않는 눈치였다. 그러나 경기 후에는 "동근이가 베테랑답게 큰 경기서 잘 했다"라고 했다. 실제 양동근은 슈팅시도를 많이 했다. 적극적으로 외곽에서 던지면서 빅맨들 골밑 공격과의 밸런스를 맞췄다. 28분간 뛰면서 무려 19득점을 올렸다. 야투성공률은 70%.
양동근은 "감이 한 번 올라오면 오래 유지되는 편이다. 물론 슛은 하루하루 다른 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동료들이 스크린을 잘 걸어줬고, 공간을 잘 만들어줬다"라고 했다. 상대적으로 동부 외곽수비가 약했지만, 양동근의 간결한 움직임과 정밀한 스크린에 의한 공간창출이 돋보였다.
양동근이 플레이오프에 맞춰 경기력을 끌어올리면서, 모비스도 반전 계기를 마련했다. 시즌 내내 중심축이 흔들려 경기력을 안정시키지 못했다. 그러나 양동근이 외곽에서 밸런스를 맞춰주면, 모비스도 안정감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
유 감독은 벌떼농구를 선언했다. 6강 플레이오프는 그렇게 간다. 유 감독은 "하루 걸러 경기가 이어진다. 선수들을 자주 바꿔주겠다"라고 했다. 양동근도 4쿼터에는 거의 쉬었다. 경기출전명단 12명 중 11명이 출전했고, 8명이 10분 이상 뛰었다. 벌떼농구는 기본적으로 체력안배에 효과적인 전술이다.
복합적인 사정이 있다. 일단 모비스는 안정적인 수비조직력을 갖고 있지만, 여전히 폭발적인 득점원을 보유하지는 못했다. 많은 선수를 기용, 다양한 조합으로 득점력을 극대화하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유 감독은 허버트 힐 영입 이후 힐~이종현~함지훈~네이트 밀러 조합을 지속적으로 실험했다. 네 사람이 모두 느려 동시에 쓰지 못한다. 특히 힐이 뛸 때 멤버구성이 제한된다. 이종현과 함지훈이 같이 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유 감독은 "힐이 오래 뛰지 않았는데 엇박자를 내는 경우가 있었다"라고 했다. 동선이 엉키면서 공격밸런스가 흐트러지는 경우가 있었다. 때문에 후반전에 힐의 출전시간은 길지 않았다. 이 부분은 숙제다.
힐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의 공격 조합은 서서히 맞아 들어가는 느낌이다. 유 감독은 "하이-로 게임을 많이 연습했다"라고 밝혔다. 이종현이나 함지훈이 적극적으로 외곽에서 슛을 던졌고, 수시로 컷인했다.
골밑에서 중심을 잡으면서 양동근이 살아났고, 이대성, 전준범, 김효범, 김수찬 등을 고루 활용하면서 공격 밸런스는 물론, 강력한 수비에 의한 체력약화도 피했다. 누가 들어가도 수비조직력이 흔들리지 않았다. 이종현과 힐의 블록능력, 밀러의 스틸 능력, 외곽라인의 압박이 워낙 좋다. 양동근은 "대성이, 효범이, 수찬이 모두 압박이 좋다. 나까지 돌아가면서 뛴다. 반면 동부는 (허)웅이나 (두)경민이로 활용자원이 제한된다. 아무래도 힘들 것이다"라고 했다.
기본에 충실한 벌떼농구에 양동근마저 살아났다. 단 1승이지만, 모비스가 확실히 주도권을 잡았다.
[양동근(위), 모비스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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