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리뷰]‘보안관’, 수사극과 코미디의 조화…팡팡 터지는 폭소탄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해운대 앞바다에서 불꽃놀이를 하듯, 웃음이 팡팡 터진다. 이성민, 조진웅, 김성균 등 주연배우부터 짧게 등장하는 조연배우까지 자신의 몸에 딱 들어맞는 맞춤형 캐릭터로 웃음을 터뜨린다. 그야말로 불굴의 코믹감각이다.

대전에서 마약사범을 단속하다 과잉수사로 옷을 벗은 전직 형사 대호(이성민)는 보안관을 자처하며 고향 기장을 수호한다. 비치타운 건설을 위해 서울서 종진(조진웅)이 내려온 시점에 해운대에서 마약이 돌아다니자 대호는 본능적인 직감으로 처남 덕만(김성균)을 데리고 수사에 나선다.

‘보안관’은 집념과 끈기로 사건을 해결하는 전직 형사의 좌충우돌 수사극을 향토색 짙은 코미디로 담아낸 영화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범인을 검거한다는 점에서 언뜻 ‘거북이 달린다’를 연상시키는 ‘보안관’은 ‘영웅본색’의 패러디까지 끌어들여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는 전직 형사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대호와 덕만이 청국장을 실은 트럭에 잠입했다가 진한 냄새에 취해 정신을 못차리는 모습부터 과학수사를 빙자해 밀가루를 후라이팬에 가열하다 불을 내는 대목에 이르기까지 코믹 에피소드 퍼레이드가 쉴새 없이 펼쳐진다.

극 초반부의 어떤 사건이 후반부로 갈수록 대호의 동물적인 수사감각에 의해 하나 둘 씩 아귀가 맞아 떨어지는 스토리라인도 자연스럽다. 코미디에 치중하다 이야기 흐름을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았다.

이성민은 자신의 영화 필모그래피에 대표작 하나를 추가했다. 투혼에 가까운 사명감을 갖고 있으면서도 삐치기도 잘 하는 인물을 능수능란하게 소화했다. 김성균은 등장하는 거의 모든 장면에서 폭소를 유발하는데, 기막힌 타이밍으로 이성민과 최고의 코믹 호흡을 맞췄다. 어리바리 하면서도 황당한 표정 연기는 발군이다.

이리 붙었다 저리 붙었다 눈치보는 동네 맏형 횟집 주인 용환 역의 김종수, 은근히 대호의 속을 긁는 행동대장 선철 역의 조우진 등 조연배우들의 앙상블 연기도 흠잡을 데가 없다.

‘보안관’의 공동 제작사 중 하나인 사나이픽처스는 오로지 ‘사나이 영화’만 만드는 고집스러운 제작사다. 이번엔 의리 있고 사명감 넘치는 투박한 부산 사나이를 세상에 보냈다.

부산 사나이에 빠져들 일만 남았다.

[사진 제공 = 롯데엔터테인먼트]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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