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소통, 믿음, 책임이다."
KIA가 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 받는 결정적 이유는 타선 강화다. FA 최형우를 영입했고, 김선빈-안치홍 키스톤콤비가 3년만에 풀타임을 소화한다. 외국인타자 로저 버나디나로 톱타자 고민까지 해결했다.
테이블세터, 중심타선, 하위타선으로 이어지는 짜임새가 좋아졌다. 올 시즌 KIA가 뒷문이 불안해도 박빙승부서 승률이 높은 건 타자들이 어떻게든 승부처서 점수를 만들어내는 역량이 좋기 때문이다.
박흥식 타격코치도 "불펜이 불안해도 이기는 경기가 많다. 타자들이 경기막판 1~2점씩 추가점수를 뽑아내고, 그게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친다"라고 했다. 이어 "꼭 안타가 아니더라도 볼넷으로 출루한 뒤 진루타나 희생타로 점수를 뽑아낸다. 그렇게 뽑아낸 1점이 팀 승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라고 평가했다. 확실히 올 시즌 KIA 타선에는 승부처서 팀에 필요한 야구를 할 줄 아는 선수가 많다.
그런데 객관적인 타선 지표는 썩 만족스럽지 않다. 25일까지 팀 타율 0.275로 6위, 팀 홈런 12개로 공동 7위, 팀 타점 99개로 4위, 팀 득점 106개로 5위다. 팀 OPS도 0.732로 6위, 팀 득점권타율도 0.272로 6위다.
주전 개개인의 역량을 감안하면 좋은 수치는 아니다. 김기태 감독도 "타선이 가라앉은 상태다. 결정적인 순간에 하나씩 쳐주면서 버텨왔다"라고 말했다. 박 코치는 "개막 이후 다들 페이스가 덜 올라왔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KIA 주축타자 개개인의 애버리지는 빼어나다. 시즌 초반부터 지금까지 저조한 페이스였다면, 이젠 올라갈 때가 됐다. 박 코치도 "오늘 프리배팅을 보니 타자들의 타격감이 곧 올라올 것 같다. 느낌이 좋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 역시 "홈런이 적다고 해서 타자들에게 홈런을 치라는 얘기를 하지는 않는다. 어차피 나와야 할 최하수치는 나올 것이다. 안타를 치는 게 중요하다. 그러면 홈런은 자연스럽게 나온다"라고 믿음을 드러냈다.
박 코치는 구체적으로 "스트라이크 존이 넓어지면서 타자들이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이제 충분히 적응한 것 같다"라고 했다. 높은 코스, 바깥쪽 코스에 공 반개에서 1개 정도 넓어졌다는 게 정설. 개개인이 타석에서 자신이 공략해야 하는 스트라이크존을 넓히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박 코치는 "초구부터 공격적으로 쳐야 한다.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지면서 투수들이 공격적으로 던지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이어 "그래도 삼진과 잔루가 줄었다. 홈런은 적지만 2루타는 많다. 삼진을 당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2스트라이크 이후, 득점권에서 최대한 끈질기게 대처하자고 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올 시즌 KIA는 삼진이 126개로 리그서 가장 적고, 2루타도 39개로 2위다. 희생플라이도 10개로 리그 1위다. 효율적인 공격이 이뤄지는 원천이다.
박 코치의 진단에 따르면 KIA 타자들의 애버리지, 폭발력은 곧 올라간다. 그는 "타자들에게 딱 세 가지만 강조했다. 소통, 믿음, 책임"이라고 말했다. 선수들끼리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그러면서 믿음을 쌓고, 개개인이 책임감을 가질 때 팀이 강해진다는 뜻이다.
구체적으로 박 코치는 "타자들에게 내 얘기만 듣고 타격을 하지 마라고 했다. 자기들끼리 계속 대화하면서 정보도 공유하고, 의견을 주고 받으라고 했다. 진정한 소통 속에서 서로 믿음이 생기고 팀워크가 좋아지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박 코치는 "이범호, 최형우, 김주찬, 나지완 같은 고참들은 젊은 타자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많이 알려주라고 했다. 형우만 해도 우리 팀의 선물 아닌가. 젊은 타자들이 형우를 보고 배우는 게 많을 것이다. 그래야 팀이 더욱 끈끈해진다"라고 강조했다. 소통, 책임, 믿음을 통해 강력해지는 KIA 타선이다.
[박흥식 타격코치(위), KIA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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