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이게 KIA가 기대한 강한 톱타자다.
KIA는 올해 외국인타자 로저 버나디나를 영입하면서 톱타자 고민을 해결할 것으로 기대했다. 브렛 필과의 재계약을 포기한 것도 최형우 영입으로 중심타선이 강화된 반면 톱타자, 특히 강한 테이블세터 구축에 대한 고민이 있었기 때문이다.
버나디나가 톱타자로 꾸준히 활약하면, 최형우가 이끄는 중심타선과 시너지효과를 내면서 득점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계산을 했다. 그러나 시즌 초반에는 어긋났다. 버나디나의 KBO리그 적응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4월 14일 넥센전 무안타로 타율이 0.205까지 떨어졌다. 이후 타격감을 조금씩 끌어올려 4월 23일 LG전을 치른 뒤에는 타율을 0.299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3할 위로 치고 올라가지 못하고 다시 주저앉았다.
5월 12일 인천 SK전 무안타로 타율이 0.234까지 곤두박질쳤다. 그 사이 허벅지 통증으로 몇 차례 정상 출전하지 못한 탓도 있었지만, 근본적으로는 KBO리그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게 컸다. 16일 광주 LG전까지 볼넷 9개에 삼진만 29개였다. KBO리그 투수들의 유인구에 너무 잘 속았다.
김기태 감독은 "발도 빠르고 도루도 많이 한다. 수비도 잘 해주고 있다"라며 버나디나를 격려했다. 그러나 외국인타자는 적시타와 장타를 쳐야 상대에 위압감을 안긴다. 김 감독도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버나디나의 늦어지는 적응을 우려한 듯하다.
김 감독은 버나디나의 타순을 7번으로 내려보기도 하고, 선발라인업에서 빼기도 했다. 결국 16일 광주 LG전부터 개막전부터 구축한 베스트라인업으로 밀어붙이겠다고 선언했다. 즉, 버나디나가 부진해도 꾸준히 톱타자로 기용하겠다는 의지였다. 언젠가는 살아날 것이라는 믿음과 함께.
양날의 검이었다. 믿음은 종종 비수로 돌아오기도 한다. 그러나 김 감독은 현실적으로 버나디나가 톱타자로 제 몫을 해줄 때 팀 득점력이 극대화된다고 믿었다. 다행히 버나디나가 16~17일 경기서 연이어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진짜 살아날 조짐을 보였다. 버나디나가 2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한 건 4월 18~19일 수원 kt전 이후 시즌 두 번째다.
버나디나는 17일 광주 LG전 찬스서 강한 면모를 드러냈다. 2-2 동점이던 2회말 2사 1,3루 찬스서 LG 헨리 소사를 상대로 1타점 역전 중전적시타를 뽑아냈다. 결승타였다. 3-2로 앞선 4회말에도 2사 1,2루서 좌중간 2타점 2루타를 날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6~7회에 다소 아쉬웠지만, 그래도 충분히 제 몫을 했다.
KIA가 원한 강한 톱타자의 실체였다. 전통적인 밥상 차리기를 하면서, 하위타선이 만든 찬스를 해결하는 역할도 병행했다. KIA로선 버나디나가 이날만큼만 하면 더 바랄 게 없다. 관건은 꾸준함이다.
[버나디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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