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김진성 기자] 서로를 원한다.
한화의 지난달 31일 대전 두산전 승리는 의미가 있었다. 시즌 첫 4연승이라는 결과물보다 알렉시 오간도와 윌린 로사리오 배터리의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로사리오가 오간도의 전담포수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로사리오는 2011년~2015년 메이저리그서 활약하면서 313경기에 포수로 나섰다. 그러나 작년부터 한화에서 뛰면서 지난달 31일 전까지 포수로 단 3경기에 나섰다. 그동안 한화는 로사리오를 타격에 전념시켰다. 한화 투수들과의 세밀한 호흡, 다른 팀 타자들의 분석 등 심적, 체력적 부담을 안기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한화 포수진 사정이 약화됐다. 조인성과 최재훈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차일목의 부담이 커졌다. 박상언이 있지만, 무게감이 떨어진다. 이런 상황서 오간도가 로사리오와의 호흡을 희망했다. 오간도가 직접 선수들과의 대화를 통해 오해를 풀면서 오간도-로사리오 배터리의 실전 투입이 성사됐다.
첫 경기 호흡은 좋았다. 제구력이 안정적이지 않은 오간도가 로사리오와 호흡을 맞추면서 도리어 제구력이 안정됐다. 로사리오는 위기 상황서 마운드에 올라 오간도와 직접 대화하면서 심리적인 안정감을 불어넣었다. 로사리오의 볼 캐치, 프레이닝 능력도 준수했다.
로사리오는 지난주 창원 원정에서 본격적으로 포수 준비를 했다. 그는 "오간도가 자신 있게 투구하게 했다. 특히 빠른 슬라이더를 자신 있게 던지게 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5~6회에는 오간도에게 사인을 바꾸자고 제안했다. 이전까지 같은 패턴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부분은 성공으로 귀결됐다. 6회 만루 위기를 1실점으로 탈출했다.
로사리오는 오간도는 물론, 국내 투수들과도 호흡을 맞추고 싶은 마음이 있는 듯하다. 포수로서 자신의 가치를 드러내면 자신의 커리어에도 나쁠 게 없다. 그는 "솔직히 3년간 제대로 포수를 하지 못했다. 그래도 1회 이후 자신감을 찾았다. 국내투수들과 호흡을 맞추고 싶기도 하지만, 구단과 감독이 결정할 일이다. 우리 팀에는 차일목, 박상언, 최재훈이라는 좋은 포수가 있다. 그 포수들을 믿는다"라고 했다.
오간도는 말할 것도 없다. 그는 "언어가 통하니 커뮤니케이션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경기 중간에 사인을 바꾼 것도 좋았고, (도미니카공화국 언어로)마운드에서 로사리오에게 마음껏 소리쳐도 아무도 못 알아듣는다"라고 웃었다. 이어 "로사리오와 호흡을 맞출 수 있다면 계속 맞추고 싶다. 로사리오는 포수로서 경험이 있는 선수다"라고 했다.
오간도는 최근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에게 서클체인지업을 배워 잘 활용하고 있다. 같은 도미니카공화국 출신들과 긴밀히 소통하며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확실히 야구는 멘탈게임이다. 오간도에게서 확인됐다.
한화로선 굳이 오간도-로사리오 배터리를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전담포수제가 규칙적으로 활용될 것인지가 관심사다. 이상군 감독대행에 따르면 국내 포수들이 "나를 믿지 못하나?"라고도 생각했으나, 지금은 오해를 풀었다. 더구나 타격이 좋은 국내야수를 경기 중반까지 1루수로 쓸 수도 있다. 차일목의 체력을 안배하는 효과도 있다. 무엇보다 오간도와 로사리오가 서로를 파트너로 원한다.
[로사리오(위), 오간도와 로사리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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