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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이번에도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케이블채널 OCN 드라마 ‘38사기동대’, MBC 드라마 ‘미씽나인’에서 감초 연기로 존재감을 뽐낸 배우 허재호가 이번엔 SBS 월화드라마 ‘귓속말’(극본 박경수 연출 이명우)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더욱 확실히 했다.
허재호는 극중 이동준(이상윤)의 의리 넘치는 조력자 노기용 역으로 극에 활력을 더하며 개성 있고 찰진 감초연기를 선보였다. 허재호는 ‘귓속말’ 촬영이 다 끝난 뒤에도 꽤 긴 시간 극에 빠져 지냈다. 극중 캐릭터의 특징으로 잡은 수염도 깎지 않았고, 파마 머리도 풀지 않았다.
“작품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단계인데 아쉬워서 그런지 이대로 있고 싶다”고 운을 뗀 허재호는 “50부작까지 갔으면 좋겠다. 더 하고 싶고 끝나는 게 아쉽다”고 고백했다.
“현장도 너무 좋고 좋은 배우들과 호흡하는 것도 좋았어요. 서로 대본을 갖고 어떻게 할까 상의도 많이 했어요. 감독님 디렉션도 워낙 좋았고요. 서로가 타협점을 찾아서 만들어갔던 부분이 좋았죠. 그런 부분들이 배우들한테는 잊지 못할 추억이거든요. ‘이런 팀을 어떻게 또 만날까’ 싶을 정도로 드문 촬영 현장이었어요. 누구 하나 모진 사람이 없어 서로 배려했죠. 팀워크가 좋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좋은 대본이 있었기에 좋은 연기도 가능했다. 박경수작가 작품에 출연하는 것만으로도 설??? “처음엔 작가님 눈도 못 쳐다봤다”고 말할 정도로 박경수작가 팬이었던 허재호는 “‘펀치’를 정말 재밌게 봐서 ‘귓속말’ 역시 설레고 기대됐던 작품이라 나름대로 많이 준비를 했다. 큰 영광이었다”고 밝혔다.
“박경수작가님과 소통을 많이 하지는 못했지만 나름대로 캐릭터를 잡고 연기했어요. 아쉽게도 종방연 때 참석을 못하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드리지 못했는데 인터뷰 기사로나마 작가님한테 감사하다는 말씀 전해드리고 싶어요. 앞으로도 열심히 해서 더 커리어를 쌓은 다음에 작가님이 불러주시면 더 역할에 맞게 연기를 잘 하겠다고 말하고 싶네요.(웃음) 이번 작품도 역시나 박경수작가님 스타일인 작품이었어요.”
허재호는 박경수작가가 그린 노기용을 더 입체적으로 그리기 위해 노력했다.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잘못을 안 저지르고 살아갈 순 없지 않나. 피치 못 할 사정에 의해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개과천선해서 돌아왔을 때 어떻게 사회 적응하고 사회에 헌신할지, 개인적으로 그런 문제들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노기용은 그냥 의리로서 사람을 좋아하고 믿고 따르는 사람이에요. 의리 하나로 이동준(이상윤)에게 충성을 하는 거죠. 물론 이동준이 부탁한 것은 같은 맥락의 안 좋은 일들이어서 아쉽긴 했지만 피치 못하게 한 거죠. 사람을 믿어서 결과적으론 좋은 일을 위해 안 좋은 일을 행해야 하는구나. 그 이유를 설명해드리고 싶었어요. 끝까지. 방법적으론 잘못됐지만 결과적인 부분에서는 사회의 뭔가를 터트리고 공헌을 한 거였으니까요.”
조금 더 의리파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나 노기용을 준비하고 표현하는 순간은 더없이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그는 “캐릭터와 외모에서 많이 포인트를 줬다”며 “처음 공익근무 요원 시절에는 순수하게 나오다가 제대하는 시점에 파마하고 수염을 기르고 그러면서 정장입고 나오는데 내가 봤을 때 사람들과는 외모적으로도 많이 상반된 외모였기 때문에 보여지는 것 자체가 ‘저 사람 누구지?’ 할 수 있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보여지는 부분에서 상의를 많이 했죠. 조금 세보였으면 좋겠고 살아있는 캐릭터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파마를 하고 수염을 길렀는데 반응이 좀 좋았던 것 같아요. 조폭 출신이긴 하지만 개과천선한 캐릭터기 때문에 무섭게 보이고 악의 있어 보여도 잠재적인 의식 안에는 선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귓속말’에는 많은 조력자들이 있었다. 이동준의 조력자였던 노기용 역 허재호는 다른 조력자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의리’를 내세웠다. “노기용은 끝까지 배신 안했다. 사람들은 어떤 일이 닥쳤을 때 누구든 자기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다른 조력자들은 다 배신을 했다”며 “노기용 만큼은 무조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세 번의 부탁을 들어주겠다고 했고, 끝까지 배신하지 않았다. 이런 사람이 현실에서 얼마나 될까? 그런 부분에서는 현실에서 드문 캐릭터라 굉장히 뿌듯하다”고 털어놨다.
상대역 이상윤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허재호는 “이상윤과 한 살 차이밖에 안 나는데 굉장히 좋은 동생이다. 굉장히 순수하고 열정 있고 꾸밈없는 사람인 것 같다”며 “너무 잘 챙겨줘 감사하다. ‘어떻게 이렇게 순수한 마음을 갖고 얘기할까’ 싶었다. 모든 국민들이 그런 부분을 알아봐 주고 사랑하는 것 같다”고 이상윤을 칭찬했다.
“‘귓속말’을 통해선 정말 여러 가지를 얻었어요. 무엇보다 제 얼굴이 많이 알려진 것 같아요. 많이 알아봐 주시더라고요. 또 감독님이 절 잘 잡아주시고 디렉션을 잘 해주셔서 연기적으로도 발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감독님께도 그런 부분에 있어 감사드려요. 여러 가지로 얻은 게 너무 많아요. 배우로서 이 작품이 크게 도움이 되는 작품이고 또 다음 작품을 할 때도 이런 프로필을 갖고 있다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귓속말’을 통해 성장해 왔다는 것에 감사하죠.”
허재호는 앞으로의 바람을 묻자 “내가 하는 것보다 더 나를 더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그만큼 관객들, 시청자 분들한테 익숙한 얼굴이 되어 갔으면 좋겠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가늘고 길게라는 말이 저는 굉장히 와닿아요. 그냥 한순간에 시청자 가슴에 다가왔다가 한순간에 잊혀지는 배우보다 그냥 천천히 그 분들의 삶 속에 스며드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죽을 때까지 연기하고 싶어요. 배우라는 직업은 어떻게 보면 너무 좋은 직업이에요. 정년퇴임 없이 그 나이에 맞는 역할을 또 할 수 있고, 지금보다 젊거나 늙은 나이의 역할도 할 수 있잖아요.이 직업을 쭉 갖기 위해 노력할 거예요. 건강관리도 제대로 해서 끝까지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허재호.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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