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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엑스트라라고 하지 않고 보조출연자라고 표현했어요. 촬영 끝나고도 그 친구들에게 '너희들 없었으면 끝까지 달려오지 못했을 거다'라고 고마움을 전했어요. 한 명 한 명이 혼신의 힘을 다해줘서 고마워요."
류승완 감독은 26일 오후 서울 장충동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영화 '군함도' 전국민 발대식 쇼케이스에 배우들과 함께 참석했다. 류승완 감독은 밝은 얼굴로 3천여명 팬들의 환호를 받으며 입장했고, 진지함이 가득한 모습으로 작품에 대해 소개했다. 또 최근 SNS를 통해 점화된 보조출연자의 처우 논란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베테랑', '베를린', '부당거래' 등을 연출한 류승완 감독은 그동안 작품을 만든 방법과 달리, '군함도'는 군함도 사진 한 장에 매료돼 작품에 임했다. 과거의 실제 역사를 영화화한다는 것, 특히나 여전혀 진행 중인 한·일 관계를 묘사했다는 것, 무려 220억원의 제작비의 투입 등 위험 요소들 속에서도 그는 '군함도'를 구현해냈다.
"'군함도' 사진 한 장이 주는 압도적인 이미지에 일단 홀렸어요. 그리고 그 안에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는 것, 그리고 70여 년 전에 그 곳에 조선인들이 있었다는 것에서 오는 느낌이 있었어요. 원작을 함께 쓴 작가와 공동제작자가 자료들을 보여주면서, 이런 일에 대해서 영화가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어요. 역사적 책임감보다는 본능적으로 그곳에 카메라가, 배우가 가서 펼쳐질 많은 일들에 대해 상상력이 자극됐어요."
류승완 감독은 '군함도' 촬영을 하기로 결정한 뒤 실제 군함도가 있는 곳을 찾았다. 공포감이 들었다고 밝힌 류승완 감독은 자연을 기괴함과 이상한 감정을 느꼈고 수많은 도움 속에 영화화할 수 있었다며 일일이 배우들과 스태프를 언급,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류승완 감독은 1945년 일본에 강제 징용된 조선인 노동자들로 출연한 수많은 보조출연자들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주연들을 위해 뒤에서 배경이 되어주는 기존의 엑스트라의 표현과 달리, 그가 사용한 '보조출연자'라는 의미는 그들 또한 '군함도'에 출연한 중요 배우들이라는 것.
"점처럼 멀리 보이는 출연자들도 정말 열심히 임해줬어요. 주로 출연한 80 여 명의 배우들을 아예 미리 캐스팅했어요. 굉장히 고생스러울 수밖에 없었어요. 식단조절을 주연배우들과 같이 하면서 진행해야 했으니까요. 탄수화물이나 단 것을 많이 못 먹었어요. 7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두가 힘든 상황을 거쳤어요. 조선 징용자 역을 한 분들에게 '슛'을 하면 백 여 명에 가까운 분들이 한 목소리로 '슛!'을 크게 외쳤어요. 감격스러운 순간이었어요."
류승완 감독은 '군함도'를 선동영화 혹은 고발영화로 비춰지는 것을 경계했다. 과거의 역사를 폭로하기 위한 영화라기보다는 그 안에서 우리 민족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람냄새에 집중했다. 역사 속 개인들의 면면을 보여주고자 했고 이강옥(황정민), 최칠성(소지섭), 박무영(송중기), 말년(이정현), 소희(김수안) 등 각기 다르지만 같은 환경에 처한 인물들을 만들어냈다.
"제작보고회 때 일본 기자 분이 일본과의 관계에 대해 질문을 해줬어요. 정말 용기있는 질문이었고 감사했어요. 저는 진심으로 한·일 관계가 더 좋아지길 바라는 사람이에요. 이 영화로 민족주의 감정을 건드려서, 그렇게까지 영화를 흥행시키고 싶은 사람은 아니에요. 다만 이 영화가 좋은 질문 하나를 던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전쟁이 벌어지면 누구나 괴물이 될 수 밖에 없어요. 여자와 아이가 가장 많은 피해를 보고요.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한편 '군함도'는 일제강점기, 일본 군함도(하시마, 군함 모양을 닮아 군함도라 불림)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오는 7월 26일 개봉일을 확정했다.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CJ엔터테인먼트 제공]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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