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뒷심강화다.
두산은 전반기 막판부터 좋은 흐름을 타고 있다. 25일과 27일에는 민병헌과 양의지마저 차례로 1군에 복귀했다. 사실상 완전체 전력을 구축했다. 민병헌과 양의지의 복귀는 두산이 2016시즌 버전의 타순을 재가동하겠다는 뜻이다.
올 시즌 두산 타선의 각종 지표는 엄청난 화력을 뽐낸 작년보다는 못하다. 그래도 여전히 상대 투수에게 미치는 위압감은 리그 최정상급이다. 시즌 초반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박건우와 오재일이 완벽하게 살아났다. 올 시즌 한 단계 성장한 최주환도 있다.
민병헌과 양의지가 1개월간 빠지면서 상대적으로 짜임새가 2% 부족했다. 김태형 감독은 "그동안 백업들이 잘 해줬다"라고 했다. 박세혁과 정진호가 기대이상의 활약을 했다. 표면적으로 민병헌과 양의지 공백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김 감독이 두 사람에게 '잘했다'라고 한 건 민병헌과 양의지에게 기대하는 퍼포먼스와는 눈 높이에 차이가 있다.
당연히 민병헌과 양의지가 할 수 있는 부분, 두산 타선에 미칠 수 있는 긍정적 영향이 훨씬 광범위하다. 민병헌의 클러치 능력과 빠른 발을 앞세운 넓은 수비범위, 양의지의 상대 타자를 압도하는 수 싸움과 상황, 환경까지 감안하는 안정적인 투수리드. 이런 부분들은 수치를 떠나 두산이라는 팀을 안정시키는 요소들이다.
즉, 민병헌과 양의지의 가세로 타선의 짜임새와 장타력, 클러치능력, 수비와 투수에게 미치는 안정감 등이 복합적으로 좋아질 수 있다. 이런 부분들이 팀 전력에 보이지 않은 플러스 효과를 미칠 수 있다.
양의지는 다음주에는 선발라인업에 들어올 수 있다. 아직까지는 한 경기를 온전히 주전으로 뛰는 건 무리다. 김 감독은 27일 민병헌을 6번에 놓으면서 "상황에 따라 타순은 올라갈 수도 있다"라고 했다. 민병헌이 톱타자로 올라오면, 박건우의 타순 조정 폭도 넓어진다. 결국 민병헌~최주환~박건우~김재환~양의지~닉 에반스~오재일 순으로 최강의 라인업을 구축할 수 있다.
민병헌과 양의지 복귀의 또 다른 의미도 있다. 뒷심 강화다. 27일 kt전서 여실히 드러났다. 민병헌이 복귀하면서 정진호가 좌익수로 이동했다. 김재환이 지명타자, 오재일이 1루수로 나서면서 에반스가 오랜만에 라인업에서 빠졌다.
즉, 두산은 에반스와 양의지라는 주전급 대타카드 두 장을 쥐고 경기에 임했다. 6회까지 잘 풀리지 않았으나 7회 kt가 실책으로 흔들리자 곧바로 에반스와 양의지를 차례로 넣어 승부를 마무리했다.
반대로 에반스와 양의지가 선발라인업에 들어오면 그동안 민병헌과 양의지를 대신한 박세혁과 정진호를 대타 카드로 쓸 수 있다. 최주환이나 오재일도 포지션 이동에 따라 주전과 백업을 오갈 수 있다. 대타 카드의 강화는 곧 뒷심 강화로 이어진다. 최근 흐름이 좋은 두산 타선이 더욱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
올 시즌 두산의 대타 타율은 0.181로 9위다. 이 수치는 좀 더 상향 조정돼야 한다. 그리고 민병헌과 양의지가 대타 타율 그 이상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양의지와 민병헌.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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