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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배우 이윤지가 연극 무대로 돌아갔다. 연극 '3일간의 비'로 세번째 연극 무대에 오른 그는 연극으로 다작을 하는 배우는 아니다. 하지만 매번 무대에서 안정된 연기력으로 그만의 진가를 발휘, 배우로서 성장중이다.
2010년 연극 '프루프'를 시작으로 2013년 연극 '클로저' 무대에 섰던 그는 4년여만에 다시 무대로 돌아왔다. 그가 출연중인 연극 '3일간의 비'는 1995년과 1960년대의 다른 두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우연히 발견한 일기장을 통해 과거의 진실을 들여다 보는 작품이다.
리차드 그린버그 특유의 은유적이고 함축적인 언어를 통해 인물간의 섬세한 감정을 풀어나가는 서정적 작품으로 극중 이윤지는 30대 모범적인 가정주부 낸과 정반대의 성격을 지닌 그녀의 어머니 라이나 역을 맡았다.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 이야기가 모두 나오는 만큼 모든 인물들이 1인 2역을 맡았다.
이윤지는 1인 2역을 통해 그간의 연극 갈증을 풀고 있는 듯 하다. 기회가 된다면 자주가 아니더라도 무대를 꼭 하고 싶다는 의지를 전한바 있다.
앞선 프레스콜에서 그는 "방송에서 연기를 하는 것이 지금까지는 더 익숙한 사람이기 때문에 나 스스로 무대에서 관객을 마주보고 연기할 수 있는 기회를 저 자신에게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했다"고 고백했다.
그런 만큼 '3일간의 비'는 그의 무대 갈증을 해소해주기 적절한 작품이다. 1인 2역을 통해 전혀 다른 두 인물을 표현할 수 있고, 소극장 무대인 만큼 관객 가까이서 더 짙은 감성을 표현할 수 있다.
때문에 이윤지 특유의 안정적이고 흔들림 없는 연기가 더욱 빛난다. 30대 모범적인 가정주부 낸을 연기하는 그는 불안정함 그 자체다. 모범적으로 보이고 올곧게 보이지만 매 순간을 불안 속에 살아간다. 부모 세대의 밝혀지지 않은 진실, 3일간 비가 오던 그 때의 진실을 알지 못하는데서 오는 불안, 또 그로 인한 동생과의 불화 등으로 세차게 흔들린다.
그러나 과거로 넘어가는 순간, 즉 낸이 아닌 그녀의 어머니 라이나 역으로 분하는 순간 이윤지는 완전히 달라진다. 어디로 튈지 모르고 밝은 모습이다. 그러나 기분파인 탓에 막말을 내뱉고 윽박지르며 불안한 심리를 전한다. 흔들리는 사랑 속에 비 오는 3일간 복잡 미묘한 심리를 겪는 라이나를 표현하는 이윤지의 연기력이 돋보인다.
전혀 다른 1인 2역이지만 이윤지의 안정된 연기력이 극을 풍성하게 만든다. 단 3명이 출연하는 소극장 무대는 공간 활용을 적절히 했고, 라이브로 연주 되는 피아노 소리는 극 특유의 분위기를 형성한다. 이야기 전개는 다소 불친절하지만 이윤지를 비롯 최재웅, 윤박, 최유송, 이윤지, 이명행, 서현우 등 6인의 실력파 배우들의 감성 연기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윤지의 무대 갈망, '3일간의 비'는 이를 해소시키기에 충분하다. 공연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방송 매체에 익숙하다고 해서 관객들로 하여금 무대 위 모습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게 한다. 그녀의 연극 무대 기회가 자주 찾아오길 바란다.
연극 '3일간이 비'. 공연시간 120분. 오는 9월 10일까지 서울 종로구 아트원씨어터 2관.
[사진 = 악어컴퍼니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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