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IA의 9월 화두는 4~5선발이다.
KIA는 지난달 31일 광주 두산전까지 118경기를 치렀다. 117경기를 치른 LG에 이어 리그에서 두 번째로 경기를 적게 치렀다. 시즌 초~중반에는 우천취소가 적은 대표적인 팀이었다. 그러나 전반기 막판, 후반기 초반에 잇따라 우천으로 취소되는 경기가 발생했다.
KIA는 LG 다음으로 17일 이후 잔여일정을 가장 많이 소화해야 하는 팀이다. 4~5선발 없이 레이스 계획을 짜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KIA가 잔여 26경기를 잘 치르려면 약 1달 정도 꾸준히 선발 등판할 수 있는 4~5선발 자원을 찾는 게 중요하다. 타자들을 압도하지는 못해도 버텨낼 수는 있어야 한다. 그러면 최근 살아난 타선과 불펜의 도움으로 잔여시즌을 치를 수 있다.
KIA는 임기영의 팔꿈치 통증, 정용운의 부진으로 후반기 내내 확실한 4~5선발 없는 레이스를 펼쳤다. 기본적으로 8월 부진 원인은 투타 엇박자였다. 헥터와 양현종 등판일의 성적이 전반기처럼 압도적이지 않았다. 그러나 4~5선발 부재로 좀처럼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한 것도 한 몫 했다.
KIA는 8월 마지막 날 두산을 잡고 승차를 3.5경기로 벌렸다. 9월 과제는 두산의 추격을 완벽히 뿌리치고 선두를 수성하는 것이다. 헥터 노에시, 양현종, 팻딘 등 주축 선발투수들이 제 몫을 하면서 타선까지 적시에 터져 승수를 쌓는 게 가장 좋다. 그러면서 주축 선발투수들을 뒷받침할 수 있는 4~5선발자원을 찾는 게 또 다른 과제다.
좌완 정용운이 1일 광주 두산전 선발투수로 예고됐다. 올 시즌 5선발로 괜찮은 활약을 했다. 세트포지션 과정에서 공을 쥔 왼 팔을 1루 쪽으로 한 번 쭉 뻗은 뒤 투구동작에 들어가는 게 크게 화제가 됐다.
다만, 패스트볼 구속이 그렇게 빠르지 않다. 제구도 기복이 있다. 6월 30일 LG전(5이닝 2실점) 이후에는 선발승도 없었다. 8월 12일 LG전 ⅓이닝 6피안타 6실점 이후 2군에서 조정기를 가졌다. KIA는 정용운이 9월에 선발투수로 압도적인 피칭을 하지 못하더라도 꾸준히 선발 등판할 수 있다면 한 숨 돌릴 수 있다.
그래도 한 자리가 여전히 비었다. 시즌 막판이라 4인 로테이션을 돌릴 수도 있다. 하지만, 잔여경기 수가 적지 않은 게 부담이다. 임기영의 복귀시점을 점칠 수 없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던 임기준도 광배근 부상으로 갑작스럽게 1군에서 말소됐다.
이 부분은 김기태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머리를 아프게 할 수 있다. 믿고 내보낼 자원이 마땅치 않기 때문. 성적을 떠나 꾸준히 내보낼 수 있는 하위 선발투수가 있는 것과 없는 건 큰 차이가 있다. 불펜 투수를 임시선발로 내세울 수 있지만, 그럴 경우 다른 불펜투수들에게 부담을 안긴다. 해당 투수가 일정기간 쉬면 다른 불펜투수들이 좀 더 힘을 보태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달 30일 대구 삼성전서 5이닝 무실점으로 선발승을 따냈던 심동섭의 쓰임새가 궁금하다. 김기태 감독은 심동섭을 추가로 선발 등판시킬 것인지에 대해 확답하지 않았다. 어쨌든 9월 한 달간 심동섭을 선발로 내세우면 그만큼 불펜 운용에 부담이 생길 수 있다. 그리고 심동섭이 삼성전 같은 투구를 꾸준히 한다는 보장도 없다.
KIA가 9월을 어떻게 버틸까. 포스트시즌서는 굳이 할 필요가 없는 4~5선발 걱정이지만, 두산을 확실히 따돌려야 하는 9월에는 상황이 다르다.
[정용운(위), 심동섭(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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