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행 경쟁 시리아 합류, 부담 커진 우즈벡 원정

[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한국의 월드컵 본선행 경쟁이 혼전속에 빠졌다.

한국은 31일 열린 이란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9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한국은 이란전 무승부로 4승2무3패(승점 14점)를 기록하며 불안한 조 2위를 이어가게 됐다. 월드컵 본선 9회 연속 진출을 노리는 한국은 이번 최종예선서 우즈베키스탄과의 원정경기만 남겨 놓고 있다.

한국은 이란과 무승부를 기록한 가운데 같은날 열린 경기에서 경쟁팀들의 희비는 엇갈렸다. 한국에 승점 1점차 뒤진 조 3위로 추격전을 펼치고 있던 우즈베키스탄은 중국 원정경기에서 0-1로 패했다. 반면 시리아는 카타르에 3-1 완승을 거뒀다. 3승3무3패(승점 12점)를 기록하게 된 시리아는 골득실차에서 우즈베키스탄(승점 12점)에 앞서며 조 3위로 올라섰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이란에 승리를 거뒀다면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할 수 있었지만 만약 이란에 패했을 경우 자력 본선행이 불가능한 아찔한 상황에 놓일 수도 있었다.

이번 최종예선기간 동안 조 2위 경쟁을 펼쳐왔던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이 부진을 거듭한 사이 최종전을 남겨 놓고 시리아가 본선행 경쟁에 합류했다. 때문에 한국의 월드컵 본선행 경쟁이 복잡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한국은 다음달 6일 열리는 우즈베키스탄 원정경기서 승리할 경우 자력으로 조 2위를 확보하며 월드컵 본선행에 성공한다. 반면 무승부를 거둘 경우 시리아가 이란을 꺾게 되면 조 3위로 하락해 플레이오프로 밀려나는 상황이 된다. 한국이 우즈베키스탄에 패할 경우에는 월드컵 예선 탈락이라는 최악의 결과까지 나올 수 있다. 한국이 우즈베키스탄에 패하고 시리아가 이란을 꺾을 경우 한국은 조 4위로 추락해 플레이오프마저 치르지 못하게 된다.

한국은 이란과의 맞대결에서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드러냈다. 유효슈팅을 1개도 기록하지 못하며 이란 수비를 상대로 무기력한 공격력을 보였다. 수비진은 이란의 속공에 불안한 장면을 몇차례 노출했다. 특히 후반전 들어 10명이 싸운 이란을 상대로 고전을 펼쳤다. 신태용호의 훈련시간이 짧았던 이유도 있지만 전임 슈틸리케 감독이 이끌었던 대표팀 경기력과 큰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

한국은 그 동안 우즈베키스탄 원정경기에서 항상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지난 1998년 프랑스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부터 한국은 최종예선에서 3번의 우즈베키스탄 원정경기를 치렀다. 양팀의 본선행 여부가 판가름난 상황에서 치렀던 첫 우즈베키스탄 원정경기는 대승을 거뒀지만 이후 한국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독일월드컵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 원정경기에선 경기 종료 직전 터진 박주영의 동점골에 힘입어 극적인 무승부를 기록했고 지난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 원정경기에선 난타전 끝에 2-2로 비겼다. 한국은 자력 월드컵 본선행을 위해 우즈베키스탄전 승리가 필요하지만 최근 우즈베키스탄 원정경기는 무승부를 기록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특히 한국은 이번 월드컵 최종예선 원정경기에서 극심한 부진을 보여왔다. 최종예선 원정 4경기에서 1무3패를 기록 중이다. 제 3국에서 열린 시리아전은 무승부로 마쳤지만 상대 홈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이 펼쳐진 나머지 경기에선 상대 기세에 눌리는 무기력한 경기들이 반복됐다.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에 승리를 거두지 못할 경우 시리아가 이란을 꺾게 되면 플레이오프행이나 예선 탈락이라는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 이란은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였지만 시리아의 저력도 만만치 않다. 시리아는 지난 최종예선 5차전에서 이란과 무승부를 기록했다. 최종예선 9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 중인 이란은 2차예선에선 투르크메니스탄과 오만을 상대로 잇단 1-1 무승부를 기록하는 허점을 보이기도 했다. 우즈베키스탄 원정경기에 집중해야 할 한국이 같은 시각 열릴 다른팀 경기 결과까지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 반갑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이란전을 마친 신태용 감독은 "우즈베키스탄전은 무승부도 중요하지만 승리를 위한 준비를 하겠다"는 각오를 나타냈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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