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두산은 9월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두산은 8월에만 19승을 따냈다. 선두 KIA를 1.5경기까지 압박했다. 그러나 8월 30일 잠실 롯데전부터 2일 잠실 삼성전까지 4연패로 상승세가 끊겼다. 3일 잠실 삼성전을 잡았다. 하지만, 5일 대전 한화전서 또 다시 졌다.
최근 10경기 4승1무6패. 선두 KIA에 다시 4.5경기 차로 벌어졌다. KIA와의 맞대결도 단 한 경기 남았다.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선두공략은 쉽지 않다. 최근 KIA의 불펜 난조와는 별개로 두산 자체적인 페이스가 주춤하다.
김태형 감독은 "마지막까지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당연한 말이다. 그리고 중요한 말이다. 3위 NC와 4위 롯데가 각각 2경기, 4경기 차로 두산을 추격한다. 두산은 어렵게 점령한 2위를 무조건 지켜야 한다. 준플레이오프를 치르는 것과 플레이오프 직행은 하늘과 땅 차이다.
다만, 김 감독으로선 매 경기 최선을 다하면서도 고민이 없을 수 없다. 예를 들어 작년에는 압도적인 페이스로 손쉽게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때문에 시즌 막판 더스틴 니퍼트, 장원준 등 주축 선발투수들에게 약간의 휴식을 줬다. 한국시리즈서 강력한 선발야구를 펼친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시즌 최종전까지 주축 투수들에게 잠깐의 여유조차 주지 못할 수도 있다. 마지막까지 2위 싸움을 하거나 선두 KIA에 뒤집기 도전을 할 가능성이 크다. 2위로 시즌을 마칠 경우 작년보다는 포스트시즌을 더 치러야 한다. 상대적으로 작년에 비해 선발투수들이 재정비할 시간이 줄어들 듯하다.
주축 멤버들이 좋은 컨디션으로 시즌을 마치는 것도 중요하다. 김 감독도 2~3일 잠실 삼성전을 앞두고 "지금부터 가장 조심해야 할 건 부상 관리, 컨디션 조절"이라고 했다. 김재환, 양의지 등 주축 중심타자들의 조금 떨어진 타격감, 작년보다 기복이 있는 마이클 보우덴과 유희관의 페이스 등을 특히 신경 써야 한다. 김강률, 김명신 등 후반기에 자주 등판하는 필승계투조 투수들은 한용덕 수석코치가 확실히 관리하고 있다. 이 부분만 잘 이뤄져도 최근 침체된 흐름을 살릴 수 있다.
김재호의 행보도 관건이다. 정밀검진을 위해 일본으로 넘어갔다. 김재호가 포스트시즌서 뛸 수 있고 없고의 차이는 굉장히 크다. 그동안 류지혁이 김재호의 공백을 잘 메웠다. 그러나 류지혁은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한 게 아킬레스건이다. 김 감독은 "재호가 돌아오면 지혁이와 (허)경민이를 3루에 번갈아 쓸 수 있다"라고 했다. 옵션이 늘어난다는 의미. 그러나 최악을 가정, 김재호 없이 포스트시즌을 치를 구상도 필요하다.
김 감독은 "잔여일정에 들어갈 때 쯤에는 순위 윤곽이 잡힐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그렇다면 9월 중으로 자연스럽게 정규시즌 마무리와 함께 포스트시즌 구상을 할 시간이 생긴다는 뜻이다. 더구나 잔여일정에는 매일 경기를 치르지도 않는다. 최소한 2위 확보를 빨리 하면, 사령탑이 그만큼 포스트시즌 준비, 주축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 및 포스트시즌 엔트리 구상도 빨리 시작할 수 있다.
결국 두산은 3위 NC와의 격차를 최대한 벌리는 게 우선과제다. KIA를 바라보는 건 그 다음이다. 그래서 "매 경기 최선"이라는 김 감독의 말은 평범하면서도 정확한 지적이다. 동시에 김 감독의 머릿속도 복잡해질 듯하다.
[두산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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