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포커스] "이게 최선?"…'대종상', 어설픈 진행이 아쉬워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제54회 대종상영화제가 또 다시 여러 아쉬움을 낳으며 내년을 기약했다.

25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제54회 대종상영화제는 배우 신현준, 스테파니 리의 사회로 진행됐다.

올해 대종상영화제는 '영화제 살리기'를 목표로 열렸다. 재작년 MC를 맡았던 신현준이 다시 돌아왔고, TV조선에서 생중계를 하는 등 구색을 맞췄다. 하지만 곳곳에서 아쉬움이 묻어나는 시상식이었다.

시상 초반부터 무대 위 카메라 감독이 넘어지면서 카메라 앵글이 바닥에 쓰러지며 비쳤다. 이어 신현준은 "다음은 여우신인상이죠?"라며 스테파니 리에게 물었지만 스테파니 리는 얼버무리며 "...네"라고 짧게 답했다. 이에 신현준은 "내년에 받을 걸 생각하고 벌써부터 떠는 거 아니죠?"라며 넘어갔지만, 스테파니 리는 시작부터 끝까지 어설픈 진행능력을 보였다.

의상상 시상자로 나선 배우 최자혜는 무대에 오르는 중 구두가 벗겨지는 해프닝을 겪었다. 남우조연상 시상자 엄태구는 큐시트에 얼굴을 파묻고 줄줄 읽었고 "죄송합니다. 지금 받아서. '저 착해요'라고 적혀있는데 저 그렇게 착하진 않다"라며 큐시트가 미리 공유되지 않아 어색한 분위기를 보였다.

시나리오상 시상을 하기 직전, MC 신현준은 시상자 이지애에게 "잠깐만요, 이지애 씨는 영화 출연 계획은 없냐"라고 물었고 "글쎄다. 영화는 많이 보고 있다"라며 "신현준 씨 그렇게 입으니 정말 배우같다"라고 엉뚱한 말을 했다. 신현준은 "나 정말 배우다"라고 멋쩍게 답했다. 생중계인 터라 시간에 쫓기는 고질적인 문제는 있었지만 흐름을 깨는 이지애와의 인터뷰는 분명 사족이었다.

신현준은 재작년에 이어 대리수상자로 무대에 올랐고, 역시나 '바쁜 MC'가 됐다. 그는 "대종상영화제는 많은 선배 영화인이 만들어주신 영화제다. 우리 영화제는 우리가 스스로 지켰으면 좋겠다"라며 불참에 따른 쓴소리를 했다. 또 그는 "내년이면 대종상영화제가 55회를 맞는다. 55회엔 많은 분이 참여하는 영화제가 됐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영화인을 위한 영화제이기 때문이다"라며 "관객들의 박수보다 더 뜨겁게 박수를 칠줄 아는 영화인이 되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열' 최희서의 신인여우상, 여우주연상 2관왕 수상은 미심쩍은 '참석상'을 낳았다.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5명의 배우 중 4명이 불참한 가운데 최희서만 참석, 최희서에게 여우주연상을 줬기 때문이다. 또 VCR로 신인감독상 '가려진 시간' 엄태화 감독, 여우조연상 '더 킹' 김소진의 수상소감이 펼쳐져 수상자 명단이 미리 공유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낳게 됐다.

한편 올해 659만 관객을 동원한 '군함도'는 제54회 대종상영화제에 출품하지 않아 어떠한 부문에도 후보에 오르지 않았다.

▼ 이하 제54회 대종상영화제 수상자(작)

최우수작품상 = '택시운전사'

남우주연상 = 설경구('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여우주연상 = 최희서('박열')

감독상 = 이준익('박열')

공로상 = 故 김영애

의상상 = 심현섭('박열')

미술상 = 이재성('박열')

시나리오상 = 한재림('더 킹')

음악상 = 달파란('가려진 시간')

남우조연상 = 배성우('더 킹')

여우조연상 = 김소진('더 킹')

편집상 = 신민경('더 킹')

조명상 = 김재근('프리즌')

신인남우상 = 박서준('청년경찰')

신인여우상 = 최희서('박열')

신인감독상 = 엄태화('가려진 시간')

기획상 = 최기섭 박은경('택시운전사')

촬영상 = 박정훈('악녀')

기술상 = 정두원 윤형태('악녀')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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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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