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그룹 B1A4 산들이 전 세대를 아우르는 뮤지컬배우가 됐다. 대중적인 뮤지컬 작품을 통해 다시 한 번 역량을 입증했다.
산들이 활약중인 작품은 뮤지컬 '서른즈음에'. 누구나 공감하는 질문으로 시작해 삶에 대한 후회와 기억, 동시에 서른 즈음에 겪는 사랑과 선택에 관한 이야기를 따뜻한 감동과 유쾌한 웃음으로 그린 작품이다.
극중 산들은 2017년 팍팍한 삶의 무게를 견디는 중년 현식의 과거를 연기한다. 중년의 현식과는 달리 1997년 꿈과 사랑을 찾는 청년 현식이다.
아이돌 그룹 중 손에 꼽히는 보컬 실력을 가진 산들답게 이번에도 그의 안정적인 가창력이 돋보인다. 가요 뿐만 아니라 뮤지컬 넘버도 완벽하게 소화하는 그는 주크박스 뮤지컬인 만큼 더 극대화된 가창력으로 관객들 귀를 사로 잡는다.
극의 중심을 잡고 이끌어가는 역할도 제법 해낸다. 앙상블들과 어우러져 호흡을 자랑하는 산들은 관객들을 쥐었다 폈다 하는 노련함으로 어엿한 뮤지컬배우로서의 역량을 드러냈다.
다만 작품 자체는 다소 실망적이다. 산들을 비롯 배우들의 역량은 나무랄데 없지만 이야기의 연결 고리가 다소 유치하고 허술하다. 판타지를 넣느라 과도한 도전을 한 탓에 현란하지만 별 감흥 없는 무대 효과가 아쉽다. 독특하다고 자부했던 영상은 퀄리티가 너무도 떨어져 두 눈을 의심케 한다.
작품 특성과 맞지 않는 공연장 선택도 아쉬운 부분이다. 차라리 소극장 무대였다면 아기자기하게 이야기가 그려졌을텐데 텅빈 무대가 이야기의 허술한 연결 고리를 더욱 부각되게 만든다.
기적 같은 이야기를 통해 서른 즈음의 청춘들이나 서른 즈음을 그리워하는 이들에게나 삶의 의미와 행복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는 기획 의도는 좋다. 그러나 짜임새 있거나 탄탄한 이야기 구조가 아닌 그저 나열에 가까운 이야기 전개 방식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물론 대중성은 있다. 강승원 작곡가의 귀에 익은 감미로운 음악과 가사, 배우들의 열창은 20~30대를 비롯 40~50대의 중 장년층까지도 아우르는데 한 몫 한다. 어렵지 않게 진행되는 이야기도 대중성을 높인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배우들의 역량과 훌륭한 라이브 연주 및 음악은 박수쳐줄만 하지만 연출은 다소 아쉽다. 물론 '히든싱어'와 '팬텀싱어'를 만든 JTBC 조승욱 PD가 연출을 맡은 만큼 음악 예능스러운 연출은 볼만하다.
하지만 아무리 주크박스 뮤지컬이라 해도 이야기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 뮤지컬인 만큼 아쉬움은 어쩔 수 없다. 조금 더 쫀쫀한 이야기 연결 고리가 기본이 됐다면 이토록 아쉬움이 남지는 않았을 터. 전세대를 아우른다고 자부한 만큼 좀 더 세심한 연출이 필요해 보인다.
뮤지컬 '서른즈음에'는 오는 12월 2일까지 서울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공연된다.
[사진 = 파랑나무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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