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포커스]법정 인질극? 판사 협박?…'이판사판', 개연성 어디갔나

[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이판사판' 개판이다.

22일 밤 첫 방송된 SBS 새 수목드라마 '이판사판'(극본 서인 연출 이광영)은 한 중학생이 겁탈을 당하고 살해 당하는 사건이 전파를 타며 강렬한 첫 인상을 줬지만, 이후 개연성을 잃은 전개로 실망을 안겼다.

이정주(박은빈)는 정의감이 투철하고, 할 말을 참지 못하는 캐릭터였다. 성폭행범을 재판하다 "성폭행을 한 게 아니라 성교육 시킨 것"이라는 말에 쌍욕을 하며 난동을 부렸다. 성폭행범이 몰상식한 말을 했다고 해서 쌍욕을 하고 법정 난동을 부리며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판사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장면이었다.

개연성 없는 막장 전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마지막 재판신에서 해당 성폭행범은 '물 좀 빼겠다'며 화장실에 가겠다고 떼를 썼고, 틈을 타 여직원을 인질 삼아 목에 칼을 겨눴다. 그리고 정주에게 '요구사항이 있다'면서 '혼자 법정에 남아라'고 조건을 걸었다. 정주의 동의 하에 법정의 모든 사람이 밖에 나갔고, 성폭행범은 자신의 기록을 지워달라고 협박하며 '싫으면 옷 벗어라'면서 성폭행을 하려 했다.

이 신은 현실성이 극도로 떨어졌다. 성폭행범이 법정에 칼을 소지하고 있었던 것과 인질극을 펼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지적이다. 게다가 피의자가 모두를 나가게 하고 판사와 독대, 라이터를 들고 '서류를 불태워라', '옷을 벗어라'라는 등의 협박을 하는 게 가당하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판사판'은 판타지물이 아니다. '본격 판사 장려 드라마'를 표방하는 현실에 기반한 드라마임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전개는 허무맹랑하고 황당하다. 판사들의 삶을 조명하고 사건의 해결을 통해 스토리텔링을 기대했던 시청자들에게 첫 화부터 실망만을 남겨주고 말았다.

[사진 = SBS '이판사판' 방송화면 캡처]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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