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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주 김진성 기자] 16-0. DB는 놀라운 반전을 이뤘다. 그러나 KCC는 저력이 있었다.
DB는 최근 강행군이다. 11월 29일 SK전(원주)을 시작으로 12월 1일 현대모비스전(울산), 3일 삼성전(잠실), 5일 LG전(창원), 7일 전자랜드전(원주)에 이어 9일 KCC전(전주)까지. 12일간 퐁당퐁당으로 6경기를 치렀다. 심지어 전국을 돌아다니는 살인 스케줄.
이상범 감독은 9일 KCC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12일, 14일에도 계속 경기가 있다. 지금이 최대 고비다. 우리 애들이 정말 잘해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빡빡한 일정에 팀 훈련량을 크게 줄였고, 선수들의 출전시간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로테이션이 확실했다.
그래도 힘든 건 어쩔 수 없다. 12명을 돌려써도 에너지가 떨어지는 건 분명하다. 후유증이 명백히 드러났다. DB는 1쿼터 3분8초전 유성호가 디온테 버튼의 패스를 받아 좌중간에서 3점포를 성공하기 전까지 3점슛 9개, 2점슛 4개를 시도, 모두 림을 벗어났다.
DB의 스타일은 달라지지 않았다. KCC는 초반에 3-2 지역방어를 사용했다. DB는 굳이 포스트에 공을 투입한 뒤 찬스를 엿보지 않았다. 드라이브인과 킥 아웃 패스에 의해 조금이라도 공간이 생기면 위치에 관계 없이 슛을 던졌다. 하지만, 체력이 떨어지면 하체 밸런스가 흔들리고, 슈팅 영점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 사이 KCC는 하승진의 속공 아울렛 패스를 이정현이 3점포로 연결했고, 전태풍이 송교창의 중거리슛을 지원했다. 찰스 로드도 빈 공간을 파고 든 송교창의 득점을 도왔다. 전태풍의 3점포에 이어 이정현의 공격리바운드와 어시스트, 로드의 골밑 득점도 있었다. 이정현의 어시스트와 로드의 마무리도 나왔다.
KCC는 6일 SK전서 억울하게 패배한 측면이 있었다. 3쿼터 막판 속공 상황서 이정현의 오펜스파울은 애매했다는 게 대다수 농구관계자 지적. KCC는 심판설명회를 요청, 8일 실시했다. 한 농구관계자는 "오히려 전반적으로 KCC에 유리하게 콜이 나왔다. 그러나 결정적일 때 KCC에 불리하게 불린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KBL은 KCC에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이날 심판진이 애매한 상황서 KCC에 유리하게 콜을 불어줄 가능성이 있었다. 심판들도 사람이라 보상성 판정이 없을 수 없기 때문. 이날 역시 순간순간 애매한 부분은 있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경기 향방을 결정하는 콜은 없었다. 비교적 매끄러웠다.
다만, 2쿼터 종료 2분52초전, 2분24초전 장면은 애매했다. 2분52초를 남겨놓고 두경민이 우중간에서 전태풍을 상대로 돌파를 시도했다. 얼리오펜스 과정이었으나 두경민 앞에 KCC 수비수도 있었다. 이때 전태풍이 팔로 두경민의 진로를 막다 비디오판독 끝에 U파울을 지적 받았다. 그러나 전태풍이 두경민을 확실하게 가격한 건 아니었다. 주먹을 쥐고 정상적으로 방어했다고 봐야 한다.
이후 상황이 아쉬웠다. 2분24초전 전태풍이 탑에서 드리블을 하는 과정에서 두경민이 거의 접촉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심판이 갑자기 두경민의 디펜스파울을 선언했다. 보상판정이 의심되는 장면이었다. (물론 올 시즌 수 많은 판정논란들을 감안하면 애교다)
DB는 그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경기종료 4분53초전 김주성이 좌중간에서 3점포를 꽂았다. 이후 버튼이 4분17초전 김태홍의 속공 레이업슛, 3분43초전 김태홍의 좌측 코너 3점포를 잇따라 도왔다. 결국 3점차까지 추격했다. 3분36초전에는 두경민의 기습적인 스틸과 윤호영의 골밑 득점이 있었다. 그리고 2분27초전 김태홍이 기어코 역전 득점을 올렸다. KCC는 실책과 함께 수비, 리바운드 응집력이 떨어졌다.
그러나 KCC는 주도권을 내주지 않았다. 2분1초전 송창용이 패스게임에 의한 3점포를 터트렸다. 1분30초전에는 전태풍이 좌중간에서 중거리슛을 터트렸다. DB는 버튼의 동점 사이드슛이 나왔다. 그러나 29초전 어이 없는 하프라인 바이얼레이션을 범했다. 전태풍이 21.6초전 자유투 2개를 넣은 뒤 DB 윤호영의 좌중간 3점포가 빗나갔다. 이후 에밋과 김태홍이 루즈볼을 잡기 위해 몸을 날렸다. 공이 엔드라인을 벗어났다. 비디오판독 끝 김태홍의 터치아웃. 몸을 날린 김태홍이 마지막에 터치한 게 확인됐다. 정확한 판정이었다. KCC는 에밋의 자유투 2개로 경기를 끝냈다.
결국 KCC의 82-76 승리. 6일 SK전 패배 후유증을 씻어냈다. 우승후보다운 저력이 있었다. 14승6패로 DB와 공동 2위를 형성했다. 하지만, DB는 1쿼터 초반 0-16으로 밀린 뒤 그냥 무너지지 않았다. 개개인의 농구 내공이 확실히 올라왔다. 더 이상 다크호스가 아니다. 강호다.
[KCC-DB전 장면.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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