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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여자프로농구 구리 KDB생명 위너스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듯하다.
WKBL 양원준 사무총장은 6일 전화통화서 "2월에 문화체육관광부에 보고했다. KDB생명은 이번 달까지만 구단을 운영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이로써 KDB생명은 최악의 경우 농구단 해체 수순을 밟는다.
KDB생명의 해체설은 작년 봄~여름부터 나돌았다. 2000년 여름리그부터 전신 금호생명으로 출발했고, 18년만에 해체 위기에 몰렸다. 회사가 몇 년전부터 힘들었다. 실제 작년부터 희망 퇴직을 통해 구성원들을 축소해왔다. 구단 운영에 손을 떼는 것 역시 모기업의 예정된 작업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다른 주체의 농구단 인수다. 2012년 신세계 해체 직후 최경환 당시 총재의 도움으로 하나외환이 재창단한 사례가 있다. WKBL이 최대 1년간 위탁운영을 하면서 시간을 벌 수 있다.
하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 돈 한푼 벌지 못하는 프로스포츠, 특히 프로 종목 중 가장 관심도가 떨어지는 여자농구에 투자할 기업은 없다고 봐야 한다. 6년 전 신세계 해체 때보다 경제사정 및 주변환경이 더욱 좋지 않다.
현재 WKBL은 KDB생명과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있다. 2012년 신세계 해체 직후처럼 일시적으로 WKBL이 위탁 운영하는 방안이 가장 먼저 거론된다. 다만, WKBL이 위탁운영을 하려면 구단 운영을 포기하려는 주체가 일정금액의 운영비를 내놓아야 한다. 신세계 해체 당시 구단들이 합의했다. 무책임하게 구단 운영을 포기하고 도망가는 걸 막기 위해서다.
양원준 사무총장은 "KDB생명과의 미팅을 통해서 운영비를 얼마 정도 받을 것인지 얘기하고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다른 주체의 재창단 혹은 인수인데 쉽지 않다. 8일에 이사회를 하는데 다른 구단에도 알린다"라고 밝혔다.
KDB생명이 한 시즌 운영비도 내놓지 않는다면 WKBL의 위탁운영도 불가능하다. 여자프로농구 한 시즌 운영 최소비용이 3~40억원으로 알려졌다.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양 총장은 "네이밍 스폰서를 통해 6개 구단을 유지하는 방법도 있다"라고 말했다. 일종의 플랜B다.
이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해체다. 2000년 금호생명 창단 이전 5개 구단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KDB생명이 그동안 보여준 운영 행태만 보면 꼭 나쁜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그동안 이 구단은 도저히 프로라고 할 수 없을 정도의 운영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모기업의 극심한 선수단 운영 간섭, 한번 물러난 감독의 재등용, 동호회 감독 출신 사령탑 선임, 감독과 코치의 역할 바꾸기 등등. 심지어 김영주 감독 사퇴 직후 박영진 감독대행을 보좌할 코치 한 명도 보강해주지 않았다.
WKBL은 5개 구단으로의 축소를 어떻게든 막겠다는 의지다. 가뜩이나 줄어든 여자농구의 전체적 파이가 더욱 줄어들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실제 나머지 5개 구단 중 몇몇 구단도 마지 못해 운영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기업 이미지, 실질적 이익 등 어느 부분에서도 소득이 없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신선우 WKBL 총재를 향한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총재 임기가 6월까지인데, KDB생명 사태를 알고도 마땅히 해결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국내 경제 사정이 좋지 않다고 해도, 과거 최경환 전 총재처럼 다른 인수 주체를 끌어올 수 있는 힘은 없다고 보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KDB생명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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