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원주 최창환 기자] 선수 스스로도 “탈꼴찌가 현실적 목표였다”라고 말할 정도로 원주 DB의 객관적 전력은 경쟁력이 떨어졌다. 하지만 DB의 베테랑 김주성은 정규리그서 우승을 맛봤다. 어느 때보다도 감격적인 우승이었다.
1위 DB는 11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69-79로 패했다. 하지만 같은 날 2위 전주 KCC가 서울 삼성에 패, DB는 정규리그 우승까지 남은 마지막 매직넘버가 소멸됐다.
김주성으로선 덕분에 은퇴시즌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장식할 수 있게 됐다. 김주성이 정규리그 우승을 경험한 것은 2002-2003시즌(당시 TG) 데뷔 후 이번이 5번째다.
수많은 우승을 경험했지만, 김주성에게 이번 정규리그 우승은 어느 때보다 특별할 터. 식스맨으로 보직을 바꾼 데다 공식적으로 은퇴를 선언한 후 치르는 시즌에 따낸 우승이기 때문이다.
“예상을 뒤엎었다는 게 통쾌하다”라며 우승 소감을 전한 김주성은 “정규리그 우승하고 눈물을 흘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제 나에게 더 이상 이런 기쁨을 누릴 기회는 없다”라며 남다른 코멘트를 남겼다.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한 소감은?
“예상을 뒤엎었다는 게 통쾌하다. 편견을 깬 시즌이었다고 생각한다. 감독님이 선수들을 보듬고, 믿음을 갖고 기회를 주셨다. 모든 편견을 깬 시즌이었다.”
-시즌 전 현실적 목표는 무엇이었나? 솔직히 얘기한다면?
“탈꼴찌였다. 8~9위를 생각했고, 1라운드에는 3승을 원했다. 시즌 전 감독님께 ‘1라운드에 2~3승은 하겠죠?’라는 얘기를 했던 게 기억난다.”
-경기에서 패해 삼성와 KCC의 경기까지 라커룸에서 봤는데?
“삼성에 감사드린다. 다른 팀을 그렇게 응원해본 것은 손에 꼽을 수 있을 것 같다(웃음).”
-평가를 뒤엎고 우승을 했다.
“천운이 따라서 우승했다. 정규리그 우승은 우리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정말 만족스러운 시즌이다. 선수들의 성장을 바랐는데, 뜻밖의 행운까지 따랐다. 내가 후배들을 성장시켜놓고 은퇴하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반대로 내가 선수들 덕분에 성장했다. 축복받은 시즌이었다.”
-플레이오프도 중요하다.
“정규리그 개막할 때부터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라는 생각이었다. 플레이오프는 또 다른 변수가 있고, 갑자기 잘하는 선수도 나타날 것이다. 그런 묘미가 우리 팀에서도 나오지 않을까 싶다. 재밌는 플레이오프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정규리그 우승을 많이 경험해봤지만, 이번만큼은 기분이 남다를 것 같다.
“눈물을 흘렸다. 마지막 경기가 남아있지만, (감정이)북받쳐 오르더라. 저평가를 받았고, 힘든 시기도 보냈다. 개인적으로는 벤치멤버들의 비애를 많이 느꼈다. ‘이 선수들이 얼마나 힘들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식스맨 역할을 하며 이해를 했고, 선수들과 더욱 소통이 잘됐다. 그래서 행복했고, (감정이)북받쳤다. 어느 선수가 이런 기회를 얻을 수 있겠는가. 정규리그 우승 후 울었던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물론 나도 플레이오프를 준비해야 하지만, 어느 때보다 소중한 정규리그인 만큼 오늘은 이 기분을 만끽하고 싶다. 이제 나에게 더 이상 이런 기쁨을 누릴 기회는 없다.”
[김주성. 사진 = 원주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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