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답답함 그 자체였다. 공격은 따로 놓았고, 수비는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 신태용 감독은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전력 노출을 꺼려 모든 걸 다 보여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번에도 꼭꼭 숨긴거라 믿고 싶은 경기력이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 오후 9시 10분(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티볼리노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볼리비아와 평가전에서 득점 없이 0-0 무승부를 거뒀다.
손흥민이 벤치에 대기한 가운데 한국은 김신욱과 황희찬을 최전방에 세운 4-4-2 투톱 전술을 가동했다.
중원에는 스리백에서 다시 미드필더로 돌아온 ‘주장’ 기성용과 정우영을 호흡을 맞췄고, 좌우 측면에는 이청용을 탈락시키고 합류한 이승우와 문선민이 자리했다.
포백 수비는 장현수의 복귀로 사실상 베스트에 가까운 조합이 가동됐다. 왼쪽 수비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멀티 플레이어’ 박주호가 이용, 장현수, 김영권과 함께 배치됐다. 그리고 골문은 김승규가 지켰다.
손흥민과 이재성을 제외하면 베스트 멤버라 봐도 무방한 스쿼드다. 멕시코를 상대로 4-4-2 전술을 계획한 신태용 감독은 김신욱의 높이와 문선민의 속도를 점검하기 위해 둘을 먼저 선발로 내보냈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김신욱이 두 차례 헤딩으로 상대 골문을 위협했지만, 평균 신장이 낮은 볼리비아를 상대로 골을 넣지 못한 점은 아쉽다. 그리고 문선민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것 같았다.
후반에 손흥민과 이재성이 들어온 뒤에는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손흥민이 한 차례 날카로운 역습으로 볼리비아 골문을 위협했지만, 전체적인 경기 흐름을 바꾸진 못했다.
포메이션과 전술을 떠나 선수들의 몸이 매우 무거워 보였다. 사전 캠프인 오스트리아 입성 후 체력 훈련에 무게를 둔 탓이 크지만, 월드컵 본선까지 보름이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아직까지 팀 컨디션을 찾고 있다면 심각한 문제다.
신태용 감독은 오스트리아 출국에 앞서 전력 노출을 우려해 모든 걸 보여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도 멕시코 분석관이 현장을 찾았다.
하지만 볼리비아전의 답답한 경기력은 정말로 숨긴 것이 있나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월드컵을 앞두고 팀 사기를 위해 응원 섞인 목소리를 내야 하는 게 맞겠지만, 중계를 맡은 안정환 해설위원 조차 이런 경기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른다고 느낀다면 본선에서 나올 경기력도 뻔할 게 분명하다.
물론 아직 시간은 있다. 여전히 지금은 월드컵으로 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차례 국내 평가전과 2군도 안되는 볼리비아를 상대로 보여준 경기력이 숨긴 게 아니라면, 한국의 본선은 빛보다 어둠이 더 커 보인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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