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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내가 지진희, 차태현, 조세호, 배정남에게 고마운 점은…."
KBS 2TV 예능프로그램 '거기가 어딘데??' 유호진 PD의 기자간담회가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KBS미디어센터에서 진행됐다.
'1박2일 시즌3' 출신의 유호진 PD가 연출을 맡은 '거기가 어딘데??'는 탐험대의 유턴 없는 탐험 생존기를 그려가고 있는 예능프로그램이다. 탐험대 지진희, 차태현, 조세호, 배정남이 첫 번째 탐험지인 오만의 아라비아 사막에서 목적지인 아바리아해까지 42km 구간을 오로지 도보만으로 3박 4일 안에 횡단하는 과정이 방송되고 있다.
사막의 혹독함을 처절하게 보여준 1회와 2회, 여기에 3회에서는 사막 탐험 중 일어난 멤버들의 건강 이상이 예고된 상황. 유호진 PD는 "가혹한 장소에 가면 결국 무슨 일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그게 출연진일 수도, 제작진일 수도 있다. 충분히 예상 가능한 상황이지만, 그 상황이 탐험에 장애가 되는 요인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현장에서는 촬영을 하면서 걱정이 많았다. 조금 덜 고생하면 예능 같을 것인데, 이렇게까지 진지하게 찍어야하나라는 회의도 들었다. 하지만 돌아와서 보니 리얼하게 잘 찍은 것 같다"고 소회를 말했다.
이런 리얼함은 호평을 가져왔지만, 시청률 적으로는 아쉬움이 남는 것이 '거기가 어딘데??'의 현재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유호진 PD는 "시청률은 사실 내 예상대로 나오고 있다. 희망은 앞으로 조금씩 더 좋아지는 것이다. 편성할 때부터 이 자리는 대한민국에서 제일 어려운 자리가 아닌가 싶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는 "워낙 재밌고, 쟁쟁한 프로그램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도 겹치지 않는 독특한 프로그램을 만들면 취향이 맞는 이들이 서서히 모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프로그램의 특성 자체가 진중하고, 교양의 느낌도 있다보니 움직임이 느린 시청자들도 있을 것이라는 행복회로를 돌리고 있다"고 얘기했다.
유호진 PD는 21일까지 아라비아 사막에 이은 두 번째 탐험지 스코틀랜드 촬영을 마치고 돌아왔다. 그는 "어제 돌아온 뒤 체중계에 올라가는 것이 찜찜하더라. 지난 번 오만 촬영을 끝내고 돌아왔을 때 내가 생각하는 심리적 마지노선 만큼 살이 빠진 것을 보고 놀랐었기 때문이다. 몸무게의 앞자리 숫자가 변하려고 하고 있어서 곤란한 상황이다. 사막에서는 너무 더운 곳에서 고초를 당했는데, 이번에는 너무 추웠다. 추워도 칼로리 소모가 늘어나더라"고 고생담을 털어놨다.
유호진 PD는 "멤버들 또한 스코틀랜드 탐험을 마친 뒤 나에게 '이건 익숙해질 수 없다'고 하더라. '왜 냉탕과 온탕을 반복하냐'고 했다. 그러나 고생을 한 만큼 또 다른 에피소드도 많았다"고 앞으로의 회차에 대한 기대도 당부했다.
기자간담회 말미 유 PD는 네 명의 멤버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차태현은 내 부탁 때문에 출연을 한 것이라 그 자체가 감사하다. 그리고 실제 차태현 자체가 자연을 좋아하는 분이 아닌데, 그런 곳에 데려가서 복잡한 생각을 하게 한 자체가 미안했다. 하지만 촬영이 끝나고 '이게 나에게 맞는 것 같다'라고 말을 해준 것이 고마웠다. 그게 얼마나 진심인 지 모르겠지만, 그런 변화가 감사했다"고 얘기했다.
또 "조세호는 개성이 다른 출연자 사이에서 본인을 낮추는 모습이 감사했다. 그게 정말 세련된 유머라고 생각한다. 그 스트레스가 가득한 상황에서 웃음을 주는 모습에서 멋있다고 생각을 했다. 서로 짜증을 내고 화낼 수 있는 상황에서 재밌는 얘기를 해준다는 것이 정말 저 사람은 예능인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배정남은 계산을 하지 않는 점이 고맙다. 추우면 춥고, 더우면 덥고, 좋으면 좋고, 형님들을 위해서는 30kg 짐도 아무 말 없이 드는 그런 사나이의 솔직한 욕망이 고마웠다. 그런 개성있는 사고뭉치의 면모가 고마웠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끝으로 "지진희는 이 프로그램은 그가 아니면 성립할 수 없는 프로그램이다. 누군가는 그 환경에 호기심이 있어야하는데, 놀랍게도 지진희는 카메라가 꺼진 뒤에 더 행복해하고, 다시 오고 싶다고 말하고, 아직 부족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이다. 때로는 지나친 도전정신이 스태프를 힘들게 한 순간도 있었지만, 그 순간에도 솔선수범하고 먼저 나가서 더 많은 것을 보고 돌아왔다. 진짜 탐험가라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거기가 어딘데??'는 매주 금요일 밤 11시에 방송된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KBS 제공]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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