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차범근이 신태용 감독 유임을 지지하는 이유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한국 축구 전설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16강에 실패한 신태용 감독의 유임을 지지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끈 한국 대표팀은 지난 28일(한국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치러진 대회 조별리그 F조 3차전 독일과의 경기에서 김영권(광저우헝다), 손흥민(토트넘)의 연속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1승 2패(승점3)를 기록한 한국은 스웨덴과 멕시코(이상 승점6)에 밀려 조 3위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목표였던 16강에 실패하면서 신태용 감독의 거취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역대 월드컵 사령탑들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뒤 계약 연장을 한 사례가 없다.

4년 전인 브라질 대회에서도 홍명보 전 감독이 1무 2패로 탈락한 뒤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차범근 전 감독은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신태용 감독에게 시간을 더 줘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차범근이 신태용 감독 유임을 지지한 이유는 마지막 독일전 승리 때문이다. 그는 “독일에 졌다면 (유임) 얘기가 없었겠지만, 이겼고 또 좋은 경기를 했으니까 기회를 더 주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신태용 감독은 대회 전부터 ‘트릭’ 논란에 휩싸이며 팬들의 비난을 받았다. 준비 과정은 보여주지 않은 채 결과만 보여주겠다고 말하면서 신뢰를 잃었다.

평가전에서의 부진도 한 몫을 했다. 계속되는 전술 실험과 이해하기 힘든 전략으로 팬들의 불만이 커졌다. 스웨덴전에는 김신욱을 깜짝 선발 출전시켰지만 패하면서 여론의 집중 포화를 당했다.

그러나 독일전에서는 준비한 수비와 역습 전술이 적중했다. 논란이 됐던 장현수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보직 변경하고 윤영선, 홍철 등을 새롭게 선발로 내보낸 게 효과를 봤다. 그리고 경기 막판 김영권과 손흥민이 골을 터트리며 세계 1위 독일을 잡았다.

차범근 감독은 독일전에서 희망을 봤기 때문에 신태용 감독에게 시간을 더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월드컵 직전에 지휘봉을 잡아 자기 색깔을 낼 시간이 부족했다는 이유다. 또한 권창훈(디종), 김민재(전북), 이근호(울산)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 악재도 영향을 끼쳤다.

결정은 축구협회의 손에 달렸다. 현재 대표팀 감독 선임권은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위원장 김판곤)이 가지고 있다. 그들이 차범근 전 감독처럼 신태용 감독의 독일전 결과를 얼마만큼 평가하느냐에 유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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