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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지난 2월 '미투 운동'을 통해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됐던 연극배우 겸 세종대 영화예술학과 김태훈 교수가 "결백하다"고 언론에 호소하고 나선 가운데, 이를 접한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세종대 비대위) 측이 김태훈과 언론을 강력히 규탄했다. 그러자 김태훈 측이 재반박하면서 진실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2월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 공식 페이스북에는 세종대학교 K교수의 성폭행을 고발하는 익명의 글이 게재됐다. K교수가 피해자 A씨에게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가했고 관계를 강요했다는 내용. K교수는 김태훈으로 밝혀졌고,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교수들은 "학교 본부에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최고 수위의 징계조치가 필요하다고 결의한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이어 김태훈 또한 "저와 관련한 2건의 '미투' 운동 보도와 관련, 깊은 책임을 느끼고 반성한다"며 연기 활동을 모두 중단하고 교수직에서도 자진 사퇴하겠다고 직접 입장을 전했다. 다만 "성폭행과 사실 관계가 다르다"며 "배우자가 있는 사람으로서 비난 받아 마땅한 행동을 했지만 여성 분과는 사귀는 관계였다"고 해명했다. 스스로 불륜을 고백한 셈이다.
이후 4개월 간 활동을 중단하고 잠잠한 듯 보였던 김태훈은 지난 25일 돌연 언론에 정정보도문을 배포하며 성폭행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어버렸고 사회적으로 매장당하다시피 살고 있다"며 "하나뿐인 딸아이를 생각해 성추행범의 자녀라는 멍에를 남길 수 없어 진실을 밝히기 위해 나섰다"고 태도를 바꿨다.
이 사실을 접한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측은 공분하며 "2차 가해를 멈춰라"는 성명서를 28일 공식 발표했다.
비대위는 "우리는 김태훈 교수 측이 언론사에 보낸 협박이라고 느껴지는 정정보도문 게재 요구안을 보며 성범죄자가 밟는 전형적인 피해자 공격 프레임에 실소를 금할 수가 없다"며 "정정보도문은 김태훈 교수 측의 일방적인 주장이다. 성폭력 피해 사실이 거짓이고 김태훈 교수가 피해자인 것처럼 느낄 수 있게 한 표현은 잘못되었다"고 말하며 바로잡았다.
또한 사건 진행 과정도 설명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4월 3일, 학교 측으로부터 진상조사 결과 징계사유로 판단되어 인사위원회에 안건을 회부한다는 연락을 받았고 학교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 김태훈의 입장을 고스란히 보도한 언론을 향해서도 "이러한 보도 행태는 미투 고발자에 대한 명백한 2차 가해"라며 "성범죄 피해 사실을 밝힌 후 평화롭지 않은 일상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미투를 하는 이유는 더 이상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길 바라기 때문이고 우리 사회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함이다"고 강력히 규탄했다.
하지만 김태훈은 비대위의 성명서가 발표된 직후 "지난 2월 저에 대한 폭로가 언론에 보도되었고, 인격살인을 당한 저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오가며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장문의 입장문을 다시 배포했다.
그러더니 "고민을 통해 내린 결론은 삶을 더 지속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었지만 어린 딸아이가 겪는 고통과 그에 따른 가출을 지켜보며, 죽더라도 '성추행범'이라는 오명을 쓰고 죽을 수는 없다는 의지가 생겼고, 죽을 각오로 이 자리에 서게 되었다"고 감정을 호소했다.
이어 "'세종대비대위' 측의 선정적이며 비이성적 흑색주장에 흥분한 마음으로 조금 일찍 입장을 전해드리게 되었다"며 "저를 '범죄자'라 낙인찍는 근거가 무엇이냐. 저는 성폭행, 성추행 범죄자가 아니다. 근거가 없다면 그에 합당한 책임을 지셔야 할 것이다. 일방의 주장만으로 사람을 범죄자로 매도하는 것이야 말로 비대위가 주장하는 흑색 프레이밍이며, '미투'운동의 본질을 퇴색시키는 인격살인에 불과하다"고 불쾌해했다.
그러면서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는 '혐의없음'이었음을 그대들은 알고 있는가. 이번 사건의 본질은 '미투'가 아닌 '미투'를 빙자한 또 다른 폭력이다. 부디 '미투'의 이름을 더럽히지 않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주장했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태훈 제공]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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