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아무래도 이택근이죠."
144경기 장기레이스를 치르다 보면 이런 일, 저런 일이 생긴다. 경기 중반부터 선수교체를 활발히 했는데 경기 막판 흐름이 급격히 뒤집히거나 갑작스럽게 연장을 치를 경우 선수부족에 시달릴 수 있다.
특히 엔트리에 포함된 포수들을 모두 소진한 뒤에도 경기를 치러야 할 상황에 처하는 경우가 1년에 한, 두 차례는 발생한다. 보통 타격이나 주루가 좋지 않은 포수의 경우 후반 승부처에 대타 혹은 대주자로 교체될 수 있다. 포지션 특성상 상대적으로 다른 포지션 야수에 비해 부상 위험도도 크다.
18일 기준으로 넥센 포함 6개 구단이 1군 엔트리에 포수 2명만 포함했다. 넥센은 박동원이 성폭행 혐의를 받고 이탈한 뒤 줄곧 김재현과 주효상으로 운용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 기조에 변화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
김재현이 17일 고척 LG전서 6회말 대타 장영석으로 교체됐다. 7회초부터 장영석이 빠지고 주효상이 포수 마스크를 썼다. 그런데 주효상이 8회초에 유강남의 파울타구에 맞아 상당히 괴로워했다. 결국 주효상은 경기를 끝까지 마무리했지만, 넥센으로선 화들짝 놀란 순간이었다.
만약 주효상이 교체돼야 할 정도로 부상했다면, 장정석 감독은 어떤 선택을 했을까. 장 감독은 "우리 팀에 포수를 할 수 있는 선수는 많다"라고 웃었다. 실제 김지수의 경우 올 시즌 잠시 포수를 소화한 적도 있다.
그러나 포수를 소화할 수 있다고 해서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볼배합, 투수리드, 주자 견제는 차치하더라도 캐칭과 블로킹에서 너무 불안하면 쓸 수 없다. 때문에 모든 감독은 포수가 소진될 때 대체할 수 있는 야수를 미리 염두에 둬야 한다. 최악의 상황에 항상 대비해야 한다.
넥센의 경우 대체자 1순위는 이택근이다. 실제 포수로 프로에 입단했다. 이후 걸출한 타격능력을 살리기 위해 외야로 전향한 케이스다. 장 감독은 "주효상이 쓰러질 때 깜짝 놀랐다. 포수를 모두 교체한 뒤 쓸 수 있는 1순위는 이택근이다"라고 말했다.
경험을 중시한 선택이다. 장 감독은 "많이 해본 선수에게 맡기는 게 낫지 않겠나. 경험이 중요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만약 이택근도 쓸 수 없는 상황이라면 박병호, 김민성 순으로 포수를 맡기겠다는 게 장 감독 구상이다.
포수 소진 케이스도 1년에 한~두 차례 나오기 힘들다. 심지어 투수 엔트리를 모두 소진하고도 경기를 치러야 할 상황은 더더욱 자주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야구는 어떤 일이든 벌어질 수 있다. 혹시 그런 상황이 나온다면 누구를 마운드에 올릴까. 장 감독은 "김하성"이라고 말했다. 유격수이니 기본적으로 어깨가 강하다.
[이택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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