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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서...
배우 장승조(38)는 연일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최근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수목드라마 '아는 와이프'(극본 양희승 연출 이상엽)는 최고 시청률 8.2%(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10회 기준)를 기록하며 인기와 화제의 중심으로 떠올랐고 지난 9월에는 아내 린아와 득남 소식을 전했다. 겹경사다.
최근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인터뷰 차 마이데일리와 만난 장승조는 부부에서, 부모로 책임감이 더해졌다며 귀여운 투정을 부리면서 "드라마 끝나고 육아한다고 정신이 없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날 장승조는 여러 차례 아이를 안고 바라보는 모션을 취했는데 꽤나 안정적인 모습이라 가정적인 면모를 살짝 엿볼 수 있었다.
"다른 형들이 아기가 뱃속에 있을 때가 더 편하다고 하셨는데 그게 무슨 말인지 조금 알 거 같아요.(웃음) 그런데 저보다 와이프가 고생이 많았죠. 다행히 아이를 낳을 때는 제가 촬영이 없는 날이었어요. 기가 막힌 타이밍이에요. 사실 다들 걱정하셨거든요. '촬영하고 있을 때 아이가 태어나면 어떡하냐'고요. 아이가 그걸 알았는지 딱 제가 쉬는 날 태어나줬어요. 굉장히 좋죠."
아이가 생기니 마음가짐이 달라졌다는 장승조는 단순히 열심히 하던 때와는 비교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그는 "아직 작품을 고를 단계가 아니다"고 말하면서도 아이를 위해 긍정적인 영향과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은 욕심이 든다고.
"이게 마음이 달라요. 책임질 식구가 더 늘었고, 이 아이를 보고 있으면 좋은 아빠가 되고 싶어요. 미안할 때도 있고 많은 생각이 오가요. 제가 여행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아이랑 벌써 여행도 가고 싶어요. 매일 아이한테도 '너 아빠랑 여행도 다녀야 해'라고 이야기해요. 사실 처음에는 딸이길 바랐는데 아들이더라고요. 초음파 보자마자 저는 딱! 그게 보였거든요.(웃음) 그래도 이제 아들과 나중에 갈 여정들이 머릿속에 그려져요. 행복해요."
작품과 배우로서의 삶을 이야기할 때는 고심하고, 진중한 면모로 한 마디 한 마디를 뱉던 장승조는 린아와 아들 이야기가 나오자 아이 같은 '투머치토커'가 됐다. 들뜬 모습으로 아내를 향한 애정을 연신 늘어놓던 그에게 '사랑꾼'이라고 말을 건네자 손사래를 치며 "지성 형을 따라가려면 멀었다. 형이 워낙 가정적이라 많은 걸 배웠다. 지성 형은 가정이 먼저인 사람이다. 대기실을 함께 쓰면서 많이 이야기했는데, 형을 따라갈 수 있을까 싶다"고 쑥스러워했다.
린아 역시 그룹 천상지희 활동을 하고 뮤지컬배우로서 새로운 인생을 열었던 바 있기에 장승조와 형성할 수 있는 공감대가 존재했다. 다만 두 사람의 성향은 완전히 상반됐다. 장승조의 표현을 빌려 말하자면, 장승조가 하나의 사안을 놓고 일명 '땅굴'을 판다면, 린아는 단칼에 결정을 내리는 '쏘쿨'한 인물이었다.
"아내와 고민을 공유하긴 하는데 저랑 달라요. 아내는 굉장히 대범하고 멋진 친구거든요. 저는 막 고민을 하는데 아내는 작은 것에 집착하지 않아요. 제가 작품을 시작하게 되면 많이 어두워지고 혼자 땅굴을 파면서 고민만 하고 있어요. 아내는 이제 그런 제 모습을 알고 있으니 '또 저러네' 하고 말아요. 아내에게 대본을 보여주면서 '어떻게 하지?'라고 물으면 '그냥 오빠대로 해!' 한 마디만 해요. 제가 어떻게 할지 다 눈에 보인대요. 그래서 저 때문에 힘들대요.(웃음) 옆에서 같이 고민해준다기보다는 묵묵히 지켜봐주는 것만으로도 고맙죠."
'아는 와이프' 속에서 언제나 해맑게 웃던 장승조가 땅굴을 파는 성격이라고 고백하니 의아함이 느껴졌다. "실제로 그렇게 밝은 성격은 아니다"고 전한 그는 "행복하고 편할 때나 유쾌하지 항상 그러지는 않는다. 제 성격이 작품에 따라가는 편이다. 그래도 어두운 작품을 한다고 해서 유달리 힘들거나 그러지는 않고 상황에 맞게끔 매번 리셋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은 '돈꽃'의 결과 완전히 다른 캐릭터잖아요. 그래서 '아는 와이프'를 참 잘했구나 싶어요. 활기찬 에너지를 많이 받았거든요. 다만 조급함 대신 두려움은 커졌어요. 잘 해내야겠다는 마음이요. 작품을 할 때마다 그래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려면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해요. 그래서 연달아 촬영에 들어가는 건, 저는 힘들 거 같아요. 개인 성향 차이인데, 저는 쉽지가 않더라고요."
뮤지컬 '청혼'(2005)으로 데뷔, '늑대의 유혹', '쓰릴미', '더 데빌' 등 무대에서 종횡무진하며 '뮤지컬계의 황태자'로 자리매김했던 장승조는 드라마 OCN '신의 퀴즈 시즌4'(2014)를 계기로 브라운관에 입성했다. 이후 '라이어 게임', '화정', '내 사위의 여자', '훈정 오순남', '돈꽃', '아는 와이프'까지 느리지만 차근차근 길을 밟아온 그다. 연기의 소중함을 갈수록 느낀다는 장승조는 욕심은 내려두고, 지금껏 걸어온 대로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며 의연하게 답했다.
"'한 걸음 한 걸음 잘 걸어가고 있는 배우구나', '응원해주고 싶은 배우'라는 마음이 드셨으면 좋겠어요. 저 역시도 그러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고요. '아는 와이프'는 한 걸음 더 디딜 수 있는 작품이 됐어요. 동안 배우 수식어요? 마흔을 바라보는데 민망하기도 해요.(웃음) 하지만 제 이미지를 젊게 봐주시니까 좋아요. 예전에는 잘 몰랐거든요. 이제는 변화할 수 있는 폭이 더욱 생긴 거라고 생각해요. 일단 해 봐야죠."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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