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아시안게임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는 KBO가 대표팀 최종 엔트리 선발 회의록의 일부를 공개했다.
선동열 한국야구대표팀 감독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 KBO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실시,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 과정과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한국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하지만 대회 전부터 선수 선발 과정에 대해 제기됐던 의문, 그에 따른 비난여론은 현재까지도 들끓고 있다. 선동열 감독은 최근 한 시민단체로부터 '청탁금지법' 위반이라며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 돼 국회 출석도 앞두고 있다.
“지나친 신중함이 오히려 많은 논란을 만들게 된 것 같다. 지금이라도 국민과 야구를 사랑하는 여러분들의 질문에 답하고자 이 자리에 섰다”라고 운을 뗀 선동열 감독은 이어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서 그 어떤 청탁도, 불법행위도 전혀 없었다. 나와 야구대표팀을 향한 근거없는 비방, 명예훼손은 자제돼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뜨거운 감자’인 오지환(LG)을 최종명단에 포함시킨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선동열 감독은 “당시 오지환은 김하성(넥센)에 이어 유격수 부문 성적이 2위였다. 멀티플레이어 자원인 허경민(두산)은 허리가 안 좋았고, 더위 탓에 체력적으로 지친 상태이기도 했다. 최주환은 내야에서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다 보니 수비 쪽에서는 좋은 점수를 얻지 못했다. 종합적으로 멀티(플레이어)보단 특정 포지션의 백업이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다”라고 전했다.
회의록 존재 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사로 꼽혔다. 선동열 감독은 “코칭스태프가 3시간 정도 회의를 했고, KBO에서 회의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KBO 측은 “녹취록은 없고, 회의록은 있다. 대한체육회에 선발 근거 자료로 제출해야 해서 만든 자료가 있고, 문체부에도 제출됐다. 오지환을 비롯한 선수별 선발 사유, 기록이 담겨있다. 오지환은 당시 유격수 부문 성적이 김하성에 이어 2위였다. 전례까지 감안, 멀티플레이어가 없다면 특정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전문 수비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선발이었다”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어 기자회견 현장을 찾은 취재진에게 회의록의 일부를 공개했다. 회의록은 정규시즌이 한창이던 지난 6월 11일 오후 2시에 열린 회의를 기준으로 작성됐다. 선동열 감독을 비롯해 이강철 코치, 유지현 코치, 이종범 코치, 정민철 코치, 진갑용 코치, 김재현 코치가 참석했다. KBO 국가대표팀 운영규정에 따라 대표팀 감독과 코치진에게 기술위원회의 역할이 위임됐다.
당시 회의는 4월 9일 예비명단 선발 이후 2개월간 감독과 경기 현장에서 근무 중인 현역 코치(이강철·유지현·진갑용), 해설위원(이종범·정민철·김재현) 및 트레이너를 통해 각 구단 선수의 몸 상태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더불어 회의록에는 “회의 전일까지의 KBO리그 정규시즌 성적, 과거 국제대회 성적 및 경험 등을 바탕으로 평가해 24인의 최종 엔트리를 선발함”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6월 11일 기준이기 때문에 부상, 컨디션 저하 등으로 최종명단에서 제외된 최정(SK), 차우찬(LG), 정찬헌(LG), 박건우(두산)도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오지환에 대해선 ‘2008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1위’라는 국가대표 경력이 실렸다. 또한 코칭스태프 코멘트는 “유격수 기록면에서 김하성에 이은 2위”, “사례를 살펴보면 유격수는 내야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형이 아닌 전문 유격수를 백업으로 활용했던 때가 좋은 성과를 얻었던 것으로 검토됨에 따라 선발해 백업으로 활용”이라고 명시됐다.
[선동열 감독.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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