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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부산 김나라 기자] 배우 이나영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영화 '뷰티풀 데이즈'로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탈북자와 모성애 연기를 완벽 소화, 6년 공백기가 무색한 연기 내공을 발휘했다.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는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FF)의 개막작 '뷰티풀 데이즈'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전양준 집행위원장과 윤재호 감독, 출연 배우 이나영, 장동윤, 오광록, 이유준, 서현우 등이 참석했다.
'뷰티풀 데이즈'는 아픈 과거를 지닌 채 한국에서 살아가는 여자(이나영)와 14년 만에 그녀를 찾아 중국에서 온 아들 젠첸(장동윤), 그리고 마침내 밝혀지는 그녀의 숨겨진 진실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윤재호 감독은 "우리 영화는 가족의 의미, 이별과 재회에 관해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뷰티풀 데이즈'의 첫 출발을 전했다. "과거 파리에 살 때 조선족 아주머니와 인연이 생겼다. 그분으로부터 아들을 중국에 두고 9년 동안 만나지 못했다는 사연을 접하고 이에 대한 단편 영화를 만들었었다"라며 "내가 직접 그 아들을 찾으러 중국에 갔었다. 이를 계기로 중국에서 탈북자들을 자주 만나게 됐고 이들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3년 동안 찍었다. 그러면서 '뷰티풀 데이즈'를 집필했다. 다큐멘터리에선 할 수 없었던 개인적인 가족에 관한 생각을 극 영화 속에서 은유적인 표현으로 심어놓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윤재호 감독은 "원래 제목은 '엄마'라고 지었었다. 영화를 만들고 편집하면서 '뷰티풀 데이즈'라는 아이러니한 제목이 더 와닿더라. 희망을 표현하는데, 영화가 보여지는 모습에선 우울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러한 날이 정말 올 것인가' 하는 기대감과 설렘, 긍정적인 면을 동시에 말하고 싶었다. 그래서 영화 엔딩은 남과 북이 이제 시작되는 것처럼 긍정적으로 표현했다"라고 얘기했다.
이나영은 이번 작품으로 6년 만에 스크린 복귀에 나섰다. 그는 극 중 비극적인 사건을 겪었음에도 삶에 지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인간이자 탈북 여성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표현, 지금껏 보지 못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했다. 특히 그는 노개런티로 출연해 영화의 의미를 더했다.
먼저 이나영은 "6년 동안 공백기가 있었지만 어떤 계획이나 생각이 있어서 그랬던 건 아니었다. 내가 좋아하고 조금은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작품을 기다렸던 것 같다. 이렇게 어떤 이야기로 만나면 좋을까 항상 생각하고 있는 와중에 본의 아니게 시간이 길어졌다"라며 "그러던 중 '뷰티풀 데이즈'라는 쏙 마음에 드는 대본을 만나 선뜻 출연했다"라고 밝혔다.
이나영은 "내가 맡은 엄마 역할은 여러 장소, 여러 나라를 거치며 비극적인 상황을 겪으면서도 자신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으로 당당하게 삶을 살아가는 캐릭터"라며 "그 당당함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한층 농익은 열연에 대해 "예전에는 상상만으로 표현했던 감정들이 아무래도 지금은 공감할 수 있는 일부분이 생겨서 그런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장동윤은 자신을 버리고 떠난 여자를 14년 만에 엄마로 마주하며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는 청년 젠첸을 연기했다. 그는 "'뷰티풀 데이즈'는 가족과 관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게 하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윤재호 감독은 장동윤에 대해 "이나영과 닮았고 장동윤만의 독특한 개성이 있다"라고 전했다.
오광록은 이나영의 조선족 남편을 연기했다. 그는 "남편 캐릭터는 쓸쓸하지만 누군가를 끝까지 사랑할 수 있는 힘을 믿는 인물이다"라고 얘기했다.
'뷰티풀 데이즈'는 오는 11월 개봉 예정이다.
[사진 = 부산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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