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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예전에는 커보였는데…. 요새 연로하신 모습을 보니 안쓰럽네요.”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서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리는 구장에서는 종종 반가운 얼굴을 볼 수 있다. 바로 한화의 2대 감독으로 부임,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앞세워 돌풍을 일으켰던 김영덕 전 감독이다.
1988년(당시 빙그레) 배성서 감독의 뒤를 이어 한화의 2대 감독으로 임명됐던 김영덕 전 감독은 한화를 1993시즌까지 6년 동안 5차례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았고, 이 가운데 4차례나 한국시리즈로 이끌기도 했다. 비록 우승을 안기진 못했지만, 한화의 구단 역사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지도자다. 구단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지휘봉을 잡았던 이가 김영덕 전 감독이다.
한용덕 감독과는 각별한 인연이 있는 사제지간이기도 하다. 김영덕 전 감독은 OB 베어스(현 두산) 감독을 맡기 전인 1977년부터 1981년까지 북일고 감독으로 활동한 바 있는데, 당시 야구부 제자 가운데 1명이 한용덕 감독이었다.
단순한 사제지간 이상의 인연이었다. 한용덕 감독이 한화에 연습생 신분으로 입단할 수 있게 도움을 줬던 이가 김영덕 전 감독이었고, 한용덕 감독이 정식 선수로 등록된 후에는 한솥밥을 먹으며 신생팀의 돌풍을 합작했다.
김영덕 전 감독은 특별한 인연 덕분에 한용덕 감독이 처음 치른 홈경기의 시구자로 마운드에 오르기도 했다. “김영덕 감독님이 계셨기 때문에 나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지난달 한용덕 감독이 남긴 말이었다. 한용덕 감독은 이어 “나에겐 엄격하시다. 멋 부리는 것처럼 보이니 야구장에서 선글라스도 쓰지 말라고 하셨다. 나는 아직도 혼나야 하는 나이인 것 같다”라며 웃었다.
시간은 흐르고 또 흘렀다. 1980년대 북일고에서 인연을 맺었던 까까머리 고교생 투수는 친정팀으로 돌아와 한화를 11년만의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고, 혈기왕성했던 감독의 나이는 어느덧 팔순을 훌쩍 넘겼다.
“17살 때 인연이 시작됐는데 세월 참 빠르다. 그땐 내가 감독님 양말 빨래 당번이었는데…. 나도 어느덧 50세가 넘었다.” 한용덕 감독의 말이다.
한용덕 감독은 이어 “예전에는 정말 커보였는데, 요새 연로하신 모습을 보니 안쓰럽다. 하지만 여전히 멋쟁이시고, 직접 운전도 하신다. 나도 감독님처럼 늙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라며 김영덕 전 감독을 향한 존경의 마음을 전했다.
서두에 언급했듯, 김영덕 전 감독은 여전히 한용덕 감독에게 불호령을 내리는 ‘영원한 스승’이다. 한용덕 감독은 “시즌 초반 팀이 많이 질 땐 전화로 많이 혼내셨다. 팀이 많이 지는데 월요일에 쉬면 어떻게 하냐고 하셨다. 코치들에게도 전화해서 감독이 쉰다고 해도 코치들은 훈련을 시켜야 하는 거 아니냐는 말씀을 하셨다고 들었다”라고 전했다.
한용덕 감독은 이어 “그래도 애정이 있어야 조언도 하실 수 있는 것 아닌가. 나는 그렇게 혼내시는 게 정말 좋다. 그런데 요새는 안 혼내시더라”라며 웃었다.
[한용덕 감독-김영덕 전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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