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 4쿼터 고민, 이상범 감독 두 가지 메시지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런 상황이 2~3차례서 5~6차례는 된다."

DB 이상범 감독은 14일 삼성과의 홈 개막전을 앞두고 지난 시즌만큼 선수 로테이션에 대한 계산이 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특히 승부가 결정되는 4쿼터를 걱정했다. 두 강력한 해결사 두경민과 디온테 버튼의 공백이 너무나도 크다.

그렇지 않아도 약한 로스터가 더 약화됐다. 서민수, 김영훈도 군 입대했다. 김주성과 로드 벤슨은 은퇴했다. 이광재와 이우정도 몸 상태가 좋지 않다. 당장 출전할 수 없다. 윤호영을 제외하면 중량감 있는 국내선수가 전무하다.

저스틴 틸먼, 마커스 포스터를 동시에 기용하는 2~3쿼터에는 그럭저럭 끌어갈 수 있다. 틸먼은 준수한 포스트업 능력에 훅슛을 장착했다. 스피드도 갖춘 빅맨이다. DB 특유의 업템포 농구에 어렵지 않게 적응했다. 포스터 역시 빠르면서 정확한 외곽포를 갖췄다.

하지만, 틸먼과 포스터가 버튼만큼의 강력한 클러치능력을 지닌 건 아니다. 팀 중심을 잡는 윤호영은 아킬레스건이 여전히 완벽하지 않다. 이 감독은 적정출정시간에 대해 "30분"이라고 했다. 더구나 윤호영이 수비 범위가 넓어 팀 디펜스 중심을 잡지만 해결사 타입은 아니다. DB의 약점을 확실하게 상쇄시킬 적임자는 아니라는 뜻.

SK, 삼성과의 개막 2연전서 4쿼터 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지난 시즌까지 DB 국내선수들은 두경민, 버튼이 해결사 역할을 하면서 파생되는 찬스를 살리는 역할을 했다. 스스로 찬스를 만들어낼 줄 아는 선수들은 아니다. 결국 머뭇거리다 찬스를 만들지 못한 뒤 무리한 공격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생각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으니 지난 시즌만큼의 활동량을 보여주지 못해 리바운드도 자주 뺏겼다. 속공을 허용하는 장면도 숱하게 나왔다. 이러니 경기막판 흐름을 넘겨줄 수밖에 없다.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두 가지 메시지를 전했다. 자신감과 공을 향한 응집력이다. 모든 농구 지도자가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두 가지다. 기본적이지만, 지키지 않을 경우 팀이 강해지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이 감독은 "외국선수들은 해줄 만큼 해주고 있다. 결국 국내선수들이 4쿼터에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공격을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래도 여의치 않으면 리바운드, 루즈볼 싸움에서 절대로 밀리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이 감독은 "공격리바운드를 너무 많이 빼앗긴다. 공격리바운드를 빼앗기면 3점슛을 허용할 확률이 크다"라고 지적했다. 공격수가 슛을 던지는 순간 수비수들이 리바운드를 위해 골밑으로 몸이 쏠린다. 때문에 순간적으로 수비라인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 이 상황서 공격리바운드를 빼앗기면 킥 아웃 패스 한 방에 3점슛 찬스를 허용한다.

지난 시즌 DB의 장점이었다. 벤슨이 공격리바운드를 꾸준히 잡아내고 외곽에서 발을 맞추고 대기하는 국내선수에게 곧바로 배달, 3점포로 마무리하는 게 주요공격루트 중 하나였다. 상대로선 수비를 잘 하고도 한 방을 얻어맞으니 데미지 두 배. 그러나 DB가 개막 2연전서 그렇게 당했다.

이 감독은 "틸먼이 개막전서 리바운드 3개를 잡았다. 그걸로는 안 된다. 더 잡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틸먼이 두 자릿수 리바운드를 잡아내고 국내 롤 플레이어들이 3~4개씩 분담하는 게 이상적이라고 진단했다. 어쨌든 농구는 상대에 공격기회를 최대한 덜 내줘야 승산이 높아진다. 틸먼은 삼성전서 무려 18리바운드를 따냈다.

또 하나. 이 감독은 "경기 중 우리 공도, 상대 공도 아닌 어정쩡한 상황이 2~3차례서 5~6차례 정도 나온다"라고 말했다. 루즈볼 상황. 이때 최대한 공을 덜 내줘야 한다. 주변에 있는 선수들이 공을 향해 몸을 뻗고 나머지 선수들도 엉키거나 순간적으로 수비 매치업을 찾기 힘든 상황. 당연히 공을 빼앗기면 속공으로 연결되기 쉽다.

이 감독은 "4쿼터만 되면 느슨해지고 미루는 경향이 있다. 고치고 넘어가야 한다. 이게 잘못되면 징크스가 된다. 불안감, 초조함을 떨쳐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결국 이 감독의 메시지는 한, 두 발 더 뛰는 기본을 의미한다.

[이상범 감독(위), DB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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