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시즌 초반 전자랜드의 상승세가 매섭다. KBL 출범 후 최초로 개막전 포함 3연속 15점차 이상의 완승을 거두며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인천 전자랜드는 지난 18일 인천삼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와의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91-76, 15점차로 승리했다. 전자랜드는 이날 승리로 개막 3연승을 질주하며 단독 1위가 됐다.
전자랜드뿐만 아니라 KBL 역사를 통틀어도 의미 있는 3연승이었다. 전자랜드는 이날 승리로 지난 시즌 포함 홈 11연승을 달성했다. 이는 구단 역대 홈 최다연승 타이기록이다. 오는 24일 안양 KGC인삼공사전도 이긴다면, 전자랜드는 울산 현대모비스(2006년 12월 30일, 당시 모비스)와 함께 KBL 역대 홈 연승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린다.
무엇보다 의미 깊은 것은 개막 후 치른 3경기 모두 15점차 이상의 완승이었다는 점이다. 지난 14일 서울 SK를 101-66, 35점차로 완파했던 전자랜드는 16일 서울 삼성과의 홈경기도 18점차 완승(86-68)으로 장식했다.
전자랜드가 KCC까지 제압하며 기록한 개막 3연승은 KBL 역대 28번째 개막 3연승이었다. 이 가운데 3경기 모두 15점차 이상의 승리로 장식한 팀은 전자랜드가 유일하다. 3경기 연속 10점차 이상 승리도 없었다. 개막 후 3경기 기준 전자랜드의 기세가 그만큼 매섭다는 의미다.
사실 전자랜드는 앞서 치른 2경기 완승에 대해선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SK는 애런 헤인즈와 최준용이 부상을 당한 팀이다. 우리 팀과의 경기 도중에는 김민수까지 빠졌다”라는 게 유도훈 감독의 설명이다. 삼성 역시 객관적 전력상 높이가 약점으로 꼽혔던 팀이다.
하지만 KCC는 의미가 다르다. KCC는 이정현, 하승진, 송교창, 전태풍에 브랜든 브라운, 마퀴스 티그 등 외국선수 선발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 현대모비스와 함께 우승후보로 꼽혔던 팀이 KCC다. 유도훈 감독 역시 “강상재, 정효근이 하승진과 대결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적극적으로 해줬다”라며 KCC전 승리에 대해선 만족감을 표했다.
물론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아직 각 팀들의 전력이 드러나지 않았고, 전자랜드 이전 개막 3연승에서 흐름이 끊긴 9개팀 중 3개팀은 플레이오프조차 못 올랐다. 1999-2000시즌 SK가 챔프전 우승까지 차지한 유일한 사례다. 또한 전자랜드가 올 시즌 따낸 3경기는 어느 정도 이점이 따르는 홈경기였다. 전자랜드가 ‘올 시즌은 다르다’라고 안심하기엔 이른 이유다.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변수인 부상도 조심해야 한다. 유도훈 감독 역시 “제일 걱정되는 것은 부상이다. 몸이 완벽하게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로 무리해서 뛰다 보면 부상을 당할 수밖에 없다. 부상을 걱정하다 보면 원활한 움직임도 안 나온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실제 전자랜드는 18일 KCC전서 4쿼터 막판 머피 할로웨이가 점프 후 착지과정에서 오른발목이 꺾였다. 할로웨이는 아이싱 조치를 취한 후 벤치에서 남은 경기를 지켜봤지만, 발목부상의 경우는 하루가 지난 후 경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할로웨이는 발목부상에 앞서 허리통증으로 컨디션이 꺾였던 외국선수이기도 하다.
또한 전자랜드는 부상으로 시즌 초반 상승세가 끊긴데 이어 시즌 농사 자체까지 그르친 전례도 있다. 전자랜드는 2015-2016시즌에 팀 최다인 개막 4연승을 내달렸지만, 최종 성적은 최하위(17승 37패)였다. 시즌 개막 전부터 불안요소로 꼽혔던 안드레 스미스의 무릎에 다시 이상이 생겼고, 전자랜드는 핵심전력인 스미스가 떠난 후 추락을 거듭했다.
전자랜드는 할로웨이, 기디 팟츠 등 외국선수 선발을 성공적으로 한 팀이다. 장신 외국선수 신장이 200cm로 제한된 것도 강상재, 정효근 등 포워드가 많은 전자랜드에겐 호재다. “정영삼, 박찬희는 제몫을 해줄 것으로 계산이 되는 자원이다. 이들 외에 정효근, 강상재, 차바위, 김낙현이 기회를 통해 성장해야 팀 전력도 살아난다”라는 게 유도훈 감독의 설명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대로 할로웨이의 발목부상이 경미한 수준이어야 전자랜드의 시즌 초반 상승세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할로웨이는 “전자랜드가 유일하게 챔프전 경험이 없는 팀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전자랜드의 첫 챔프전을 이끈 외국선수’로 불리게 되면 매우 영광일 것 같다”라고 포부를 밝혔던 터.
KBL 역대 최초로 개막전 포함 3연속 15점차 이상 완승이라는 진기록을 세운 전자랜드는 부상이라는 불청객 없이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전자랜드 선수들(상), 머피 할로웨이. 사진 = KBL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