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초보감독들이 대충돌한다.
한화와 넥센의 준플레이오프. 포스트시즌을 처음으로 경험하는 감독들이 맞대결 한다. 한용덕 감독은 올 시즌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았고, 19일 1차전서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치른다. 2년차 장정석 감독은 와일드카드결정전서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치렀다.
두 포스트시즌 초보감독의 단기전 충돌. 그 자체가 이번 준플레이오프의 또 다른 변수다. 일반적으로 긴 호흡의 페넌트레이스와 단기전은 운용법이 다르다. KBO리그 트렌드가 빅 볼로 바뀌었지만, 단기전은 여전히 빠른 결단력과 디테일이 중요하다.
정규시즌서 보여준 한 감독과 장 감독의 스타일은 전체적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두 감독 모두 선 굵은 야구를 추구한다. 벤치 개입을 최소화하고, 최대한 타자들에게 맡겼다. 다만, 한화의 경우 올 시즌 선발진이 약해 한 감독이 한 템포 빠른 교체를 자주 선보였다. 넥센은 선발진이 상대적으로 탄탄하고 불펜이 약해 장 감독이 선발투수를 최대한 오래 끌고 간 차이점은 있었다.
그런데 장 감독은 와일드카드결정전서 깜짝 놀랄만한 모습을 몇 차례 보여줬다. 5회말 무사 1,2루서 타격이 약한 포수 김재현에게 페이크 번트&슬러시를 지시했다. KIA 유격수 황윤호가 번트방향을 예상하고 움직이다 역동작에 걸려 타구 수습에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넥센은 무사 만루 찬스서 대량득점했다. 상대 실책도 섞였지만, 장 감독의 적절한 개입으로 재미를 봤다.
또한, 7회초에 등판한 한현희가 로저 버나디나에게 우선상 2루타, 나지완에게 1타점 우전적시타를 맞고 곧바로 1실점, 동점이 되자 뒤도 돌아보지 않고 이보근을 투입했다. 결과적으로 이후 이정후의 슈퍼캐치가 나오면서 투수교체는 성공했다. 그렇다고 해도 전략적으로 중간에 투입한 풀타임 선발투수를 단 4개의 공만 던지게 하고 바꾼 건 장 감독의 발 빠른 결단이었다.
장 감독은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 몇 차례 벤치미스를 범하며 팀을 구하지 못한 적이 있다. 스스로도 시즌 중 "지난 시즌이 끝나고 우리 팀 144경기를 전부 다시 돌려봤다. '그때 왜 그랬지?'싶었다"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 철저한 반성이 올 시즌, 그리고 포스트시즌 첫 경기의 성공으로 이어지는 밑거름이 됐다.
한 감독도 초보감독이라고 하지만, 만만치 않을 가능성이 크다. 두산 수석코치 시절 김태형 감독을 보좌하며 두산 왕조건설에 한 몫 해낸 인물이다. 물론 모든 결단은 김 감독이 내렸지만, 투수운용만큼은 한 수석의 의견을 적극 참고했다.
한 감독이 포스트시즌 데뷔전서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알 수 없다. 분명한 건 페넌트레이스와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장 감독의 페이크 번트&슬러시에 와일드카드결정전 흐름이 한 차례 크게 출렁거렸던 것처럼, 한 감독의 한 수에 경기흐름이 바뀔 수 있다.
아무래도 두 감독 모두 단기전을 직접 지휘한 경험이 적다. 때문에 뜻하지 않은 벤치미스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선수들이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개별 경기, 나아가 시리즈 전체 흐름이 달라질 수도 있다.
두 감독은 18일 미디어데이서 은근한 신경전을 펼쳤다. 예측 불가능한 수 싸움이 시작됐다.
[한용덕 감독(위), 장정석 감독(아래), 사진 = AFPBBEWS]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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