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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개그맨 박수홍(49)이 방송에선 못 다한 속내를 풀어냈다.
1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서는 토크 공연 '박경림 리슨 콘서트'가 열렸다.
이날 박수홍은 깜짝 게스트로 등장,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절친한 동생 박경림의 부름에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한걸음에 달려온 박수홍. 그는 "이달에 하루도 못 쉬었는데 박경림의 부탁이라서 왔다"라고 의리를 과시했다.
진솔한 토크로 웃음과 감동을 유발, 공연의 재미를 더했다. 박수홍은 "나는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산다"라며 "예전엔 생각이 참 많았다. 성공에 대한 집착에 잠을 잘 못 이뤘다. 가난에 불편함을 많이 느꼈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과거 아버지가 사업을 크게 실패하신 적이 있다. 보증을 서준 친척들까지 다 망했다"라며 "그래서 나와 우리 형, 동생 셋이서 함께 빚을 갚았다. 내가 데뷔를 한 이후인 29세까지도 햇빛이 안 들어오는 반지하에 형제들과 살면서 빚을 갚아야 했다"라고 힘들었던 시절을 떠올렸다.
이어 "당시 어머니는 가게를 하셨는데 반찬도 몇 개 없이 밥을 물에 말아서 막 드시다가 손님이 오면 헐레벌떡 일어나셨던 모습이 기억이 난다. 이런 가난에 대한 불편함이 있어서 정말 누구를 밟고 서더라도 나는 해내야만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래서 군 입대했을 때 외에는 쉰 적이 없던 것 같다. 기업들 사내 방송까지 섭외 제안이 들어오면 닥치는 대로 다 했다. 그 불편함을 다시는 겪고 싶지 않아서였다"라고 털어놨다.
박수홍은 "우리 형은 지금도 경차를 타고 다닌다. '50세가 넘으면 좋은 차를 타고 다닌다고 하지 않았냐. 그 정도 했으면 됐다'라고 얘기해도, 자기 자식들한테만큼은 가난의 불편함을 주고 싶지 않다고 그런다. 늘 초심을 잃지 말라고 강조하는데, 굉장히 심할 정도다(웃음). 어머니도, 나도 형의 눈치를 본다"라고 얘기해 웃음을 안겼다.
그는 "사실 나는 내 몸뚱어리 하나면 되는 입장이다 보니, 그 책임감이라는 게 무섭다. 누군가를 책임질 때는 희생이 아닌, 본인이 좋아서 해야 하는 거니까"라고 덧붙였다.
또한 박수홍은 연예계 활동 침체기 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정작 일어서고 나니 허탈한 마음도 들었다. 세상엔 공짜가 없더라. 허무함, 공허함, 박탈감 등이 심하게 들었던 때가 있었다. 재벌이 돈이 많은 데도 쉬지 않고 일하는 이유가 이것인 것 같다. 공금 횡령하고 휠체어 타고 나오고 그러다 몇 달 뒤 다시 마라톤을 뛰어다니는 것, 그게 왜 그런 것 같나. 가지려고 하면 가질수록 자신을 자유롭지 못하게 하는 것 같다"라고 풍자 섞인 발언으로 자신의 얘기를 풀었다.
그는 "과거 '야심만만'을 하차하고 예민했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는 농담으로 들은 '한물간 연예인'이라는 말이 비수처럼 꽂히고 택시 기사님의 '요즘 왜 TV에 안 나오냐'라는 물음에 내 성격에 안 맞게 '불러줘야 나오죠. 무책임하게 말씀하지 말라'라고 반응했었다"라고 말했다.
이제는 훌훌 털어낸 박수홍. 그는 "지금은 아무 생각 안 하고 운명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있다. 고민이 없다"라며 "우환이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라고 성숙한 면모를 드러냈다.
SBS '미운우리새끼' 속 활약에 대한 일부 부정적인 시선에 대해서도 초연하게 얘기했다. 그는 "제목부터가 '미운우리새끼'인데 미운 짓을 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니냐. 나는 예능인이다"라며 웃어 보였다.
박수홍은 "요즘 나를 만나는 사람들 모두가 하는 말이 '엄마 속 썩이지 말라'라는 얘기다. 그 정도 잘 해드렸으면 됐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남의 말에 귀 기울일 필요는 물론 있겠지만 그것에 매달려 살면 안 된다고 본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사람들 말에 벗어나서 살고 싶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현재 꿈이 뭐냐고 물으신다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라며 "감사하게도 너무 많은 것을 이뤘다"라고 밝혔다.
[사진 = 마이데일리DB]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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