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최창환 기자] 역시 투구수가 지나치게 많다는 점은 단번에 보완할 수 있는 약점이 아니었다. 키버스 샘슨이 5이닝을 채우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갔고, 한화도 웃지 못했다.
한화 이글스는 2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역전을 주고받는 접전 끝에 5-7로 패했다.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오른 한화는 홈에서 열린 1~2차전 모두 패, 스윕을 당할 위기에 놓였다.
샘슨은 정규시즌서 1선발 역할을 소화했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는 1차전이 아닌 2차전 선발투수로 나섰다. 세 가지 불안요소가 있었기 때문이다. 넥센을 상대로 재미를 못 봤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샘슨은 정규시즌서 넥센을 상대로 4경기 2패 평균 자책점 11.12에 그쳤다. 5이닝 이상을 소화한 경기는 단 한 차례밖에 없었다.
또한 샘슨은 10월에 치른 정규시즌 3경기서 승패 없이 평균 자책점 7.71로 부진했다. 시즌 막판 컨디션도 썩 좋지 않았던 셈이다. 더불어 샘슨은 선발로 등판한 정규시즌 29경기에서 평균 5이닝을 겨우 넘긴 반면, 투구수는 103.8개를 기록했다. 효율적인 투구를 못했다는 의미다.
한용덕 감독은 2차전을 앞두고 “샘슨에게 포스트시즌에서의 활용도에 대해 얘기하니 본인은 선발로 나가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 자신의 넥센전을 돌아봤고, 플랜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말하더라. (스타일에)변화를 주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보직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한용덕 감독은 샘슨을 불펜으로 활용하는 것도 어느 정도 고민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용덕 감독은 고심 끝에 “명예를 회복하고 싶다”라는 샘슨의 의사를 존중해줬다. 한 경기가 지니는 무게감을 감안하면 한용덕 감독으로선 큰 결단을 내린 셈이다.
2차전 선발투수로 나선 샘슨은 1회초 선두타자 이정후를 시작으로 2회초 2번째 타자 김하성까지 5타자 연속 탈삼진 처리했다. 이는 준플레이오프 최다 타이 기록이다. 샘슨에 앞서 3명의 투수가 달성한 바 있고, 외국선수 신분으로는 샘슨이 최초의 사례였다.
하지만 비가 구름을 몰고 오듯, 샘슨의 가장 큰 약점인 투구수도 동반됐다. 샘슨은 3회초까지 무실점 투구를 펼쳤지만, 이때까지 총 투구수는 59개에 달했다. 이닝당 평균 20개에 육박하는 공을 던진 것.
결국 한화가 1-0으로 앞선 4회초 위기는 무사히 넘기지 못했다. 샘슨은 임병욱에게 스리런홈런을 허용, 넥센에게 주도권을 넘겨줬다. 샘슨은 4회말에 28개의 공을 소화했고, 결국 5회초 1사 1루서 마운드를 내려가기 전까지 총 투구수 96개를 던졌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이닝이터’ 면모는 보여주지 못한 것. 한화는 불펜진마저 임병욱에게 스리런홈런을 맞으며 무너졌다.
한화가 만약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다면, 준플레이오프 2차전은 샘슨의 올 시즌 마지막 등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샘슨은 한 시즌 동안 분전했다. 2012시즌 류현진(현 LA 다저스) 이후 6년 만에 한화 소속 탈삼진 1위(195개)를 차지했고, 13승은 한화 소속 외국인투수가 따낸 시즌 최다승이었다. 또한 준플레이오프 역사상 최초로 5연속 탈삼진을 작성한 외국인투수가 됐다.
하지만 끝내 투구수라는 약점은 보완하지 못했다. ‘육성형 외국인투수’라는 점을 감안해도 개선의 여지가 크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샘슨은 한용덕 감독이 정규시즌 첫 등판 직후에도 “탈삼진을 많이 잡는 것도 좋지만, 1~2선발이라면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완급조절을 키울 필요가 있다”라는 말을 남겼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키버스 샘슨. 사진 = 대전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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