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내년 보직은 올 시즌이 끝나면 고민을 해봐야 한다."
넥센 장정석 감독은 정규시즌 막판 안우진의 2019년 활용방법을 놓고 포스트시즌이 끝나면 진지하게 고민해볼 것이라고 했다. 넥센이 안우진을 올해 1차 지명으로 택한 뒤 미래의 확실한 우완선발로 점 찍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패스트볼 153~154km를 찍는 스터프라면 선발뿐 아니라 마무리로도 활용 가능하다.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겠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넥센은 타선에 비해 마운드가 약하다. 안우진은 좌완 이승호와 함께 넥센을 5~10년 먹여 살릴 핵심투수다. 구단도 그렇게 바라본다.
안우진이 이번 포스트시즌서 잠재력을 폭발했다.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 2경기서 모두 구원승을 따냈다. 9이닝 7피안타 10탈삼진 1볼넷 무실점. 한화 타자들은 150km 강속구와 140km를 넘는 슬라이더, 조금씩 섞는 커브 조합에 전혀 대응하지 못했다.
현재 KBO리그에 이 정도의 무기를 보유한 젊은 투수가 거의 없다. 다만, 고교 시절 불미스러운 일로 1~2군 스프링캠프를 소화하지 못했다. 사실상 개인훈련으로 시즌을 준비하면서 시즌 내내 부작용이 있었다.
하지만, 물건은 물건이다. 안우진은 시즌 중 1군 선발로테이션에 든 뒤 단순한 볼배합, 제구 문제로 버텨내지 못했다. 그러나 2군 재조정을 거쳐 시즌 막판 불펜 추격조로 1군에 복귀한 뒤부터 달라졌다.
안우진은 준플레이오프 4차전 직후 "2군 코치님들과 함께 비디오를 통해 투구영상을 다시 봤다. 1군에서 제구가 잡히지 않아 스트라이크를 집어 넣으려고 하다 보니 폼이 작아졌다. 다시 팔 높이를 올렸다"라고 털어놨다.
팔 스윙이 예전처럼 다시 커졌고, 자연스럽게 공에 힘이 실렸다. 주무기 슬라이더도 각이 크게 형성되면서 위력이 배가됐다. 컨디션이 좋은 타자라고 해도 안우진의 패스트볼, 슬라이더를 인플레이 타구로 만드는 게 결코 쉽지 않다. 한, 두 타석을 경험해도 만만치 않다는 게 4차전서 드러났다.
안우진은 플레이오프 역시 핵심투수로 중용될 게 확실하다. 장 감독은 한현희를 플레이오프 역시 선발로 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안우진의 보직은 준플레이오프와 마찬가지로 불펜 롱릴리프다. 필승계투조 김상수~오주원~이보근보다 구위가 더 좋고, 길게 끌어갈 수 있는 장점을 감안하면 장 감독의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 준플레이오프처럼 1~2경기를 타깃으로 잡고 안우진을 집중 기용하면 시리즈 전체 흐름이 요동칠 수 있다.
장 감독은 안우진의 준플레이오프 맹활약에 "미친 선수가 나왔다"라고 말했다. 이번 포스트시즌 퍼포먼스가 내년 보직을 결정하는데 큰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다. 안우진이 플레이오프서 좋은 성적을 내든, 내지 못하든 자신에겐 큰 경험이자 자산, 그리고 넥센에는 내년을 위한 밑그림이 된다.
[안우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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