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바다를 건넌 장외경쟁이 이대로 끝날까.
KIA가 임창용을 2019시즌 전력 외로 분류했다. 임창용은 자유의 몸이 됐다. 나머지 9개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다. 내년이면 만 43세가 되는 임창용을 다른 구단이 데려갈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
임창용은 올 시즌 중반 이후 확실한 휴식일이 보장되는 선발투수로 돌아섰다. 그러나 내년에 다른 구단에서 뛸 경우 마무리로 돌아설 수도 있다. 그만큼 KBO리그 불펜 난이 심각하다. 다만, 혹시 현역을 이어가지 못하면, 오승환(콜로라도)과의 바다를 건넌 선의의 장외 세이브 경쟁도 이대로 끝난다.
임창용은 한국야구 구원투수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해태, 삼성, KIA에서 18시즌 동안 258세이브를 따냈다.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즈에서도 통산 128세이브를 건졌다. 한일 통산세이브만 무려 383개.
임창용은 KBO 통산 세이브는 물론, KBO와 해외리그 통합 세이브(개인 통산세이브, 비공식) 모두 2위다. 이 부문 1위는 오승환. 삼성에서 9시즌 동안 277세이브,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서 2시즌 동안 80세이브, 메이저리그 3시즌 동안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콜로라도 로키스서 42세이브를 따냈다. 총 399세이브.
임창용과 오승환에겐 삼성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 한솥밥을 먹었다. 그러나 클로저로서 그래프는 달랐다. 오승환이 입단한 2005년, 임창용은 하락세를 탄 뒤 수술대에 올랐다. 오승환이 2006년부터 국내 최고 마무리로서 주가를 높이자 임창용은 2007년 실질적 복귀 시즌을 거쳐 2008년 야쿠르트로 이적했다.
임창용은 야쿠르트에서 보란 듯이 재기했다. 2008년 30세이브를 따냈고, 2009년 28세이브, 2010년 35세이브로 일본 최고의 마무리로 우뚝 섰다. 기본적으로 150km대 후반의 패스트볼에 스리쿼터, 오버스로를 자유자재로 선택, 일본 타자들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그 사이 오승환도 삼성에서 2006년 47세이브, 2007년 40세이브, 2008년 39세이브를 따냈다. 다만, 임창용이 일본에서 재기하자 공교롭게도 2009년과 2010년 부상 여파로 19세이브, 4세이브에 그쳤다. 그러나 2011년 47세이브로 재기했고, 임창용도 32세이브를 따냈다. 이후 임창용이 다시 부상과 수술로 야쿠르트에서 퇴단하자 오승환은 2012년 37세이브, 2013년 28세이브로 건재를 과시했다.
임창용이 재활 이후 일본프로야구를 뒤로 하고 시카고 컵스를 통해 메이저리그 진입을 타진하자 오승환이 일본에 안착했다. 2014년 39세이브, 2015년 41세이브로 임창용에 이어 또 한번 일본 최고 한국인 마무리의 계보를 이어갔다. 오승환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자 이번에는 임창용이 2014년 삼성으로 돌아와 오승환이 비워둔 마무리를 꿰찼다. 2014년 31세이브, 2015년 33세이브를 따내며 삼성왕조 막바지의 영광을 함께했다.
이처럼 임창용과 오승환은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한국과 일본, 미국을 절묘하게 넘나들며 선의의 통산세이브 경쟁을 펼쳤다. 그런데 임창용은 KIA 복귀 후 구위가 떨어졌고, 올 시즌 선발로 전환했다. 오승환도 메이저리그서 풀타임 마무리는 2017년이 유일했다. 때문에 최근에는 둘 다 세이브 적립 속도가 더뎠다. 그렇게 두 사람의 장외 세이브 경쟁에 대한 관심도 다소 옅어졌다.
그래도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두 세이브 전문가의 행보는 흥미로운 요소다. 언제 세이브 행진에 다시 불이 붙을지 알 수 없다. 일단 임창용이 커리어 중단의 위기에 놓이면서 오승환과의 선의의 장외 세이브 경쟁이 중단될 위기다. 위기마다 끝내 우뚝 솟았던 임창용의 관록, 가치를 KIA가 아닌 다른 구단들이 인정할 것인지를 지켜봐야 한다.
[임창용과 오승환(위), 임창용(가운데), 오승환(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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