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KT의 출발이 순조롭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비시즌에 악재를 겪었던 것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기세다.
부산 KT는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정규리그서 4승 3패를 기록, 공동 2위에 올라있다. 지난 28일에는 전주 KCC에 93-91로 역전승, 2015-2016시즌 이후 3시즌 만에 1라운드 2연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한 1라운드에 4승 이상을 확보한 것은 2013-2014시즌 이후 5시즌만이다.
‘웃픈 얘기’지만, KT는 단 7경기 만에 지난 시즌 따낸 승수 가운데 40%를 거뒀다. KT는 지난 시즌 10승 44패 최하위에 머무른 바 있다. KT는 2014-2015시즌 종료 후 계약이 만료된 전창진 감독을 대신해 조동현(현 현대모비스 코치) 신임 감독을 임명했지만, 3시즌 모두 플레이오프에 탈락하며 암흑기를 거쳤다. 전창진 감독 시절까지 포함하면 4시즌 연속 탈락이었다.
KT는 비시즌 서동철 감독을 7대 감독으로 임명, 체질개선에 나섰으나 시즌 개막을 앞두고 악재를 맞았다. 박철호가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켰고, 동승자 김기윤은 복귀시점을 예측하기 힘들 정도의 부상을 입었다. 박철호는 FA 자격을 얻어 무려 190.9% 인상된 보수총액 1억 6,000만원에 계약을 맺었고, 김기윤은 허훈과 더불어 주축가드로 꼽히는 자원이었다.
악재 속에 눈에 띄는 전력보강 없이 맞이한 2018-2019시즌. KT는 울산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치른 첫 경기에서 69-101, 32점차 완패를 당했다. 이때만 해도 KT를 향한 시선은 ‘역시나’였다. 경기내용을 보면 무리도 아니었다.
KBL 감독으로 첫 경기를 치른 서동철 감독으로선 아찔한 경험이었다. “나도 깜짝 놀랄 정도의 경기력이었다. 선수들, 구단 내부 역시 큰 충격을 받았다. 그날 잠을 못 잤다. 스스로 ‘현대모비스가 강한 팀’이라며 애써 위로했다. 하지만 주위에서 단 한 경기만으로 ‘KT는 올 시즌도 어렵다’라는 평가를 내려 속상했다.” 서동철 감독의 말이다.
우려와 달리, KT는 이후 꾸준히 승수를 쌓고 있다. 17일 안양 KGC인삼공사를 89-86으로 제압하며 첫 승을 따낸 KT는 이후 한동안 승-패 사이클을 반복하며 1라운드를 치렀다. 연패 없이 1라운드를 이어가던 KT는 28일 ‘우승후보’로 꼽히는 KCC를 제압, 3시즌 만에 1라운드 2연승을 기록했다. 하승진이 빠진 KCC라 해도 선수단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일전이었다.
원동력은 3점슛이다. KT는 평균 11.3개의 3점슛을 기록, 이 부문 1위에 올라있다. 성공률도 38.9%로 현대모비스(41.2%)에 이어 2위다. 베테랑 김영환 외에 2년차 허훈과 양홍석, 조상열 등 과감하게 3점슛을 시도할 수 있는 자원들이 많은 게 기록으로도 두드러지고 있는 셈이다.
서동철 감독은 WKBL 청주 KB 스타즈 사령탑을 맡고 있던 시절에도 3점슛을 극대화시켰던 감독이다. KB는 변연하, 강아정 등을 앞세워 서동철 감독과 함께한 모든 시즌에 3점슛 1위를 차지했다. 특히 2013-2014시즌에는 여름, 겨울리그가 통합된 이후 WKBL 최다인 평균 7.6개의 3점슛을 넣었다. 덕분에 ‘양궁농구’라는 별명도 생겼다.
서동철 감독은 “공교롭게 KBL에 온 후에도 ‘양궁농구’를 하고 있다(웃음). 선수 구성상 나오는 팀 컬러라기 보단, 내가 추구하는 스타일인 것 같다. 무리한 상황만 아니면 선수들에게 자신 있게 3점슛을 시도하는 것을 주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다만, 서동철 감독은 “3점슛에 치중하지 않고, 골밑이 외곽과 함께 조화를 이뤄야 한다. 그게 뜻대로 되진 않고 있다”라며 견해를 전했다. 실제 KT는 리바운드(37.9개·8위), 2점슛 성공률(49.7%·8위)이 하위권에 머물러있다. 또한 3점슛은 폭발력과 더불어 기복이 수반되는 무기다. KT의 승리 시 3점슛 성공률은 42.6%. 패한 경기의 3점슛 성공률은 33.3%다.
서동철 감독은 “이기는 날은 아무래도 3점슛이 잘 들어간다. 하지만 선수들이 아직 젊다 보니 경험이 부족하고, 골밑도 강한 게 아니다. 3점슛에 따른 기복은 분명 있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3점슛의 기복을 줄이고, 수비도 보다 다양하게 가져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시즌 개막 전까지만 해도 KT의 장신 외국선수 선택에 대해선 의문이 따랐던 게 사실이다. 골밑이 약해 빅맨을 선발하는 게 합리적인 선택이 될 것으로 보였지만, KT는 내외곽을 오가는 유형의 마커스 랜드리를 영입했다. 랜드리는 7경기 평균 33분 20초 동안 21득점 3점슛 2.6개 6.1리바운드 4.1어시스트 1.1스틸 0.9블록을 기록 중이다.
서동철 감독은 “나 역시 강력한 빅맨을 원했고, 마음에 드는 선수도 찾았다. 하지만 (계약이)성사되진 않았고, 이후에도 이 선수 저 선수 다 안 됐다. 그러다 보니 해결사, 다재다능한 스타일로 방향을 바꾸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서동철 감독은 이어 “랜드리는 수비에서 걱정이 많았던 선수다. 하지만 외국선수는 수비도 중요하지만, 일단 공격을 잘해야 한다. 팀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선수라고 판단했다. 대체외국선수로 영입한 데이빗 로건도 노련한 슈터가 필요한 팀 사정상 잘 데려온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KT는 순항 중이지만, 이제 막 시즌 일정의 13%를 소화했을 뿐이다. 명예 회복을 위해선 아직 갈 길이 멀다. 또한 주축선수인 허훈마저 발목을 다쳐 약 4주 공백을 갖게 된 터. 서동철 감독은 “허훈의 공백은 있겠지만, 모든 팀들이 부상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벌어진 상황이니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서동철 감독은 이어 “이제 시작인만큼, 갈 길이 멀다. 험한 길을 가야 할 것 같아 걱정도 된다. 놓치는 경기는 어쩔 수 없다 해도 잡을 수 있는 경기는 반드시 잡으며 시즌을 치르겠다. 분명한 목표는 있지만, ‘라운드 몇 승’과 같은 목표는 없다. 그저 매 경기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KT 선수들(상), 서동철 감독. 사진 = KBL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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